"장애인도 일할 기회를"…'의무 미이행' 공기업 공개, 대기업 표준사업장 확대
앞으로 장애인 고용의무을 지키지 않은 공기업 명단은 모두 공개한다. 민간 대기업에서도 장애인 고용이 촉진될 수 있도록 표준사업장 설립을 지원한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의 ‘제6차 장애인 고용촉진 기본계획’을 14일 발표했다.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적용되는 장애인 일자리 계획이다.
우선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을 위한 정책을 강화하기로 했다. 장애인 고용이 저조한 대기업에 대해 컨설팅을 제공한다. 정보기술(IT)·디지털·친환경 등 미래 유망분야 업종을 포함해 신규 직무를 개발·확대해 2027년까지 약 360개 적합 직무를 장애인 대상으로 보급한다. 의무고용 불이행 기업에 대한 명단공표 기준도 강화한다. 공공의 경우 기존엔 의무고용률 80% 미만만 공개했지만, 앞으론 모든 미이행 기업이 공표된다. 민간기업도 장애인 고용이 실질적으로 개선된 경우에만 최종 공표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또한 대기업 등의 중증·발달장애인 일자리 확대에 기여해 온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은 장애인에 적합한 생산‧편의‧부대시설을 갖추고 장애인 및 중증장애인을 일정비율 이상 고용한 사업장으로, 지난해 기준 622개소에서 장애인 1만4000명이 근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지난 3월 ‘희망별숲’을 설립해 연말까지 120명을 채용하기로 했고, SK하이닉스 등 SK 8개사도 개별적으로 표준사업장 설립해 681명을 고용했다.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는 공정거래법상 규제를 완화해 지주회사 체제의 대기업 집단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보다 쉽게 설립하도록 한다. 설립이 제도적으로 어려운 금융회사·의료법인 관련된 개선 방안도 조만간 마련하기로 했다. 아울러 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중소기업이 공동으로 설립·운영하는 컨소시엄형 표준사업장에도 대기업 참여를 허용했다.
이외에도 일반 표준사업장의 중증장애인 고용창출을 위해 연계 고용을 국가·지자체·교육청으로 확대한다. 기업이 채용 전제로 직업훈련을 실시하면 부담금 감면 등 혜택을 제공하는 ‘고용기여 인정제도’ 도입도 추진한다. 장애인 구직자 대상 취업서비스를 고도화하기 위한 ‘장애인 구직자 도약 패키지’를 신설해 개인 특성을 고려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한다. 장애학생과 발달·정신·고령 장애 등 대상별 특화서비스도 마련하기로 했다.
장애인 근로자가 오래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비용 지원도 확대한다. 중증장애인 출퇴근 비용지원은 현재 최저임금 적용 제외 인가자에 한해 제공되는데, 이를 기초·차상위 중증 장애인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지원 대상이 2022년 3850명에서 올해 1만5000명으로 4배 늘어난다. 아울러 보조공학기기 지원을 확대하고, 장애유형·근무환경에 맞게 개인 맞춤형 기기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로 내실화한다.
이정식 고용부 장관은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다름없는 공정한 기회를 갖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통령 말씀 취지를 담아 이번 대책을 마련했다”며 “기존의 전통적인 정책수단 외에 기업에는 실질적 장애인 고용방법을 제시하고, 장애인은 새로운 분야에 더 쉽게 진출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밝혔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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