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연구소에서 머스크 만난 이재용…차량용 반도체 영토확장 기대감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미팅
파운드리 사업서 차량용 반도체 비중 확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미국 출장길에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미래 핵심 먹거리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챙겼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10일 미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전자 북미 반도체연구소에서 머스크 CEO와 만나 미래 첨단 산업 관련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머스크 CEO와 별도로 미팅을 가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머스크 CEO는 세계 최대 전기차 기업인 테슬라를 이끌고 있다. 또 ▲차세대 위성통신(스타링크) ▲우주탐사(스페이스X) ▲차세대 모빌리티(하이퍼루프) ▲인공지능(뉴럴링크·오픈AI) 등 첨단 기술 분야 기업들도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와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공동 개발을 비롯해 차세대 IT 기술 개발을 위한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이 회장과 머스크 CEO 면담을 계기로 삼성전자의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영토가 확대될지 주목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칸 부디라지 테슬라 부사장, 앤드류 바글리노 테슬라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사장), 한진만 삼성전자 DSA 부사장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는 테슬라 완전자율주행 반도체 생산 경험을 토대로 자율주행 카메라와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 모빌아이의 고성능 반도체 위탁 생산 주문을 받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인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시스템온칩(SoC) 주문도 받아 5나노미터(㎚·1㎚=10억분의 1m) 공정에서 생산 중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을 키우기 위해 4㎚ 공정을 도입하는 등 기술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자율주행 차량 분야에서 신규 고객사를 확대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 매출 비중을 50% 이상 높이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리서치앤드마켓 등에 따르면 글로벌 차량용 부품 시장은 2024년 4000억달러(약 520조원), 2028년 7000억달러(약 91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진화를 거듭할수록 쓰이는 반도체 수와 종류가 다양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회장은 지난달 20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경제사절단 동행 과정에서 미국을 찾았다. 이후 22일간 현지에서 동부와 서부를 가리지 않고 방문하며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역대 최장 기간 출장이다. 이번 출장길에선 존슨앤존슨(J&J), BMS, 바이오젠,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엔비디아 경영진 등과 만났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