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현장 2년간 작업중지권 5만건 행사…"자율적 안전관리"

현장 근로자 90% "작업중지권, 안전에 도움"

"지상 작업 중에 근처에서 크레인이 대형 건축자재를 들어 올리는 모습이 보여 작업중지권을 행사하니 즉시 안전한 곳으로 작업 구간이 변경되는 경험을 했습니다. 현장 작업자들이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과 함께 작업중지권은 혹시라도 발생할 수 있는 사고로부터 나를 지킬 수 있는 권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삼성물산 경기도 건축현장 토목협력업체 소속 서인수씨)

삼성물산 건설현장에 작업중지권 홍보 현수막이 설치돼 있다. [사진제공=삼성물산]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2021년 3월 근로자의 작업중지권을 전면 보장한 이후 2년간 113개 현장에서 총 5만3000건(일평균 70여건)의 작업중지권이 행사됐다고 14일 밝혔다.

작업중지권은 급박한 위험이 있거나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 근로자가 작업을 중지시킬 수 있는 권리다. 삼성물산은 법에 규정된 작업중지권 범위를 넘어 근로자 스스로가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판단하면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 보장하고, 포상과 함께 협력업체 손실도 보상하고 있다.

위험 유형별 작업중지권 사용 현황은 충돌이 23.1%로 가장 많았고, 이어 전도(21.6%), 추락(20.3%), 비래(날아오는 물체)·낙하(13.3%), 협착(5.2%), 기타(16.5%) 등의 순이었다. 추락·낙하·협착은 건설현장의 주요 중대재해 사고 유형으로, 근로자들의 작업중지권 행사가 안전사고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삼성물산은 설명했다.

현장 근로자들도 작업중지권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이 지난달 현장 근로자 969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작업중지권을 사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52%(500명)였다. 작업중지권이 현장 안전에 도움이 된다는 응답은 90%(871명), 작업중지권 사용을 동료에게 적극 권유하겠다는 응답은 95%(921명)로 집계됐다.

삼성물산은 건설안전연구소를 신설하고 안전상황실 구축, 안전보건조직 강화, 사고 예방을 위한 투자 확대, 협력사 안전지원 제도 신설, 안전교육체계 정비 등 안전 예방 활동을 펼치고 있다. 법에서 규정하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와 별도로 현장 소장의 판단에 따른 안전강화비를 추가 편성해 최근 2년간 국내 현장에서 약 500억원을 집행했다.

또 본사 안전상황실은 249대의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삼성물산 및 협력사 직원 총 6만3230명이 안전교육을 이수했다. 드론 활용 점검 등 스마트 안전기술 22건도 현장에 적용했다. 협력사 안전관리 수준 향상을 위해 141개사를 대상으로 1400여회 컨설팅을 진행하고, 입찰에서는 안전 수준이 우수한 협력사에 먼저 기회를 부여하고 있다.

안병철 삼성물산 안전보건실장(CSO)은 "안전에 대한 높아진 사회적 기준과 고객 요구에 맞춰 사업 전 단계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인프라를 조성해 왔다"며 "근로자와 협력사의 자율적 안전관리 역량 개선을 위한 활동이 건설업계 전반에 확산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과 기술을 계속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경조 기자 felizkj@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