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KG모빌리티 엠블럼 박힌 렉스턴은?…"제대로 고급"
KG모빌리티 새 로고 및 엠블럼 장착한 첫 모델
프리미엄 맞바꾼 편의사양… 사명 로고도 다소 이질적
'렉스턴'. 누군가는 럭셔리의 대명사였던 과거를, 누군가는 낮아진 위상의 현재를 떠올릴 지 모르나 분명한 사실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쌍용차의 스테디셀러로 활약해왔다는 점이다. 여기에 탄탄한 프레임을 기반으로 실용성을 넓힌 렉스턴 스포츠, 스포츠칸은 '전국민 픽업트럭'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쌍용차로서는 수번씩 주인이 바뀌고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힘든 시간을 함께한 고마운 모델들임에 틀림없다.
그래서일까, 쌍용을 지운 KG모빌리티는 새 로고를 장착할 첫 모델로 렉스턴을 택했다. 그리고 국내 준대형 SUV 시장의 고급화를 이끌어준 대가로 '프리미엄'을 덧칠했다. 렉스턴 기반의 픽업트럭인 렉스턴 스포츠에도 최고급 프리미엄 트림인 '렉스턴 스포츠 쿨멘'을 끼워넣었다. KG모빌리티가 쌍용차 인수 후 가장 하고싶었던 것은 어쩌면 '렉스턴'의 이름값을 높이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KG모빌리티는 렉스턴의 럭셔리한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어디에 손을 댔을까. 또 국민 픽업트럭이 된 렉스턴 스포츠칸의 최고급 트림은 뭐가 다를까. 지난 11일부터 12일까지 1박 2일간 강원도 일대에서 렉스턴 뉴 아레나와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을 만나봤다. 시승한 모델은 두모델 모두 최고급 트림인 렉스턴 뉴 아레나 더 '더 블랙'과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노블레스'다.
시승코스는 강원도 춘천에서 화천 평화의 댐까지 총 81km, 평화의 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123km의 온로드 코스와 화천 평화의 댐에서 옛 1980년대 강원 화천 평화의 댐 건설 당시 대통령의 전망을 위해 조성된 전망대(일명 옛 전두환 전망대 터)까지의 오프로드 코스로 이뤄졌다. 온로드코스에는 총 49km의 와인딩 코스도 포함됐다.
안 바뀐 것 같은데 뭔가 다르다. 렉스턴 뉴 아레나를 마주한 첫 인상이다. 상품성 개선의 흔적이라곤 없이 기존 올 뉴 아레나 모델과 아주 흡사한데, 이상하게 어딘가 달랐다. 실제로 렉스턴 뉴 아레나는 기존 모델과 외관에서의 차이가 없는 모델이다. 그런데 자꾸만 다른 느낌이 드는것은 왜일까.
한참을 들여다보니 KG모빌리티로 변경된 후 바꿔단 엠블럼 때문이었다. KG모빌리티의 정식 엠블럼은 기존 쌍용차 시절엔 수출용으로만 적용했던 윙(날개) 엠블럼으로, 원 안에 윙이 들어있는 모양이다. 쓰리써클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느낌의 차이가 크다. 쓰리써클 엠블럼이 장착된 렉스턴은 마초같은 느낌이 강했다면, 윙 엠블럼이 달린 렉스턴은 오묘하게 고급스럽다.
전면부 새 엠블럼의 조화로움과 달리 후면의 KG모빌리티 로고는 다소 이질적이다. 쌍용차에서 만든 렉스턴에는 'SSANGYONG'이 없었는데 KG모빌리티가 만든 렉스턴에는 'KG MOBILITY'가 후면 우측 아래 붙어있다. 변경된 사명을 알리려는 의도였을지 모르겠지만, 차에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다 흘러 넘쳐버린 느낌이다.
외관에선 엠블럼과 KG모빌리티 로고가 추가된 정도였다면 차 문을 열었을 땐 꽤 놀랄 만한 변화를 마주할 수 있다. 대시보드 재질이 딱딱한 플라스틱 재질에서 가죽소재로 바뀌었고,공조 조절부를 감싼 스웨이드 마감은 격자무늬에서 세로줄 무늬로 바뀌었다. 전반적으로 소재에 신경을 쓴 듯 한데, 예상보다 훨씬 고급스러워져 놀랐다.
디스플레이도 더 커졌다. 토레스에 쓰이는 디스플레이와 같은 12.3인치 인포콘 내비게이션인데, 베젤이 두껍단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나름대로 최신의 느낌을 낸다. 디스플레이 하단에 위치했던 공조 조절 물리버튼도 터치식으로 바뀌었다. 깔끔하면서 직관적이다. 작정하고 고급스러워진 모습에 흐뭇한 마음마저 든다.
반면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은 외관에서부터 확실히 잘생겨졌다. 엠블럼은 물론, 헤드램프가 올 뉴 렉스턴처럼 4개의 LED램프로 변했고, 투박하고 강한 느낌이었던 기존 스포츠칸의 그릴은 중앙부에 다이아몬드 그릴이 들어가며 부드러운 느낌이 더해졌다. 안개등도 기존 세로형에서 가로로 변경됐다. 최고급 트림인 만큼 외관에서부터 차별화를 둔 모습이다.
내부는 운전석에 오르면 픽업트럭이라는 사실을 잊을 정도로 세련돼졌다. 기존 렉스턴 스포츠칸 노블레스 모델과 약 60만원 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성비가 매우 좋게 느껴진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기존 올 뉴 아레나의 차이보다 훨씬 큰 변화로, 쿨멘은 내·외관 변화만 보면 부분변경 모델 수준으로 바뀌었다.
특히 기존 픽업트럭스럽던 인테리어가 세단처럼 변했는데, 디스플레이와 중앙 공조장치 변화가 그 이유다. 렉스턴 뉴 아레나와 쿨멘의 내부가 비슷하다고 하면 아레나가 서운할 지는 모르겠으나, 정말로 그렇다. 이날 시승한 쿨멘의 시트 색상이 카키색이었는데, 그래서인지 더욱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낸다.
"오프로드는 역시"… 쌍용의 유산은 KG모빌리티서도 계속된다
온로드 코스와 오프로드 코스의 각 중간 지점에서 두 모델을 오가며 골고루 주행해봤다.
온로드에서는 두 차량 모두 초반 가속은 다소 느리지만 안정적이고 부드럽게 속도를 높인다. 디젤 엔진임에도 엔진음이 작고, 정숙성도 뛰어난 것이 큰 장점이다. 정숙성 만큼은 쿨멘 보다 렉스턴 뉴 아레나가 더 좋게 느껴졌다. 디자인면에서 변화가 컸던 것과 달리 기존 모델과 엔진의 차이는 없어 주행 하는 내내 인테리어에 눈이 더 갔던 것은 사실이다.
오프로드 주행을 고려해 이날 시승차량 모두 AT타이어를 장착해놓은 탓에 노면의 질감은 크게 느껴졌다. 과장을 좀 보태면 과속방지턱에선 천장에 머리가 닿을 뻔 했다. 과속방지턱에서의 충격은 쿨멘보다 렉스턴 뉴 아레나가 훨씬 컸다. 온로드 전용 타이어 장착시엔 더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낙석과 울퉁불퉁한 오프로드 코스에선 렉스턴 뉴 아레나와 쿨멘의 자신감을 뒷받침하는 튼튼한 프레임바디를 체감할 수 있었다. 예상보다 험난한 코스에 다소 두려운 마음이 앞섰지만, 4륜 저단(로우) 모드로 바꾼 두 모델은 '여기를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깊게 파인 험로에서도 문제 없이 앞으로 나아갔다. 내리막에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도 경사로 저속 주행장치로 안전하게 속도를 제어할 수 있었다.
역시 오프로드 코스에서 만난 KG모빌리티의 두 모델에서는 쌍용차의 'SUV 명가' 타이틀이 피부에 와닿는다. 쌍용차가 남긴 유산을 KG모빌리티 엠블럼이 새겨진 차에서 느끼려니 울컥하는 마음마저 든다.
두 모델간 차이는 특히 온로드보다 오프로드에서 컸는데, 렉스턴 뉴 아레나가 안정감을 선사한다면 쿨멘은 오프로드의 즐거움이 극대화됐다. 픽업트럭 특성상 긴 바디가 주는 차이였을 수도 있겠다. 물론 강력한 험로 주파 능력은 두 모델의 기본기인 만큼, 오프로드를 즐긴다면 어떤 모델이더라도 만족할 것이라 확신한다.
"이 옵션 어디갔어?" 원가 절감 흔적은 아쉬워
KG모빌리티의 엠블럼을 단 두 모델은 확실히 더 세련돼졌고, 고급스러워졌다. 대신, 고급감에 취한 사이 아무도 모르게 쏙 빠져버린 옵션은 다소 아쉬움을 남긴다. 물론 플로팅 스피커와 같이 새로 추가된 커스텀 옵션도 있다.
바뀐 옵션이 대거 눈에 띄는 모델은 KG모빌리티에서 가장 비싼 모델인 렉스턴 뉴 아레나. 이번에 상품성 개선을 거치면서 기존 올 뉴 렉스턴에 있던 360도 어라운드뷰와 인피니티오디오가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특히 인피니티오디오가 사라진 기본 스피커는 5000만원 짜리 차에서 듣는 음질이라기엔 매우 떨어진다.
기존 올 뉴 렉스턴 출시 당시 옛 쌍용자동차가 강조했던 디스플레이와 계기판의 호환도 사라졌다. 기존엔 올 뉴 렉스턴 계기판에 중앙 디스플레이 화면을 그대로 띄울 수 있었지만,디스플레이 크기를 키우면서 계기판과의 호환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보인다. 편의사양을 내주고 고급스러운 디자인 변화를 얻은 셈. 물론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타깃
-렉스턴 뉴 아레나 : '마지막 디젤엔진' 렉스턴에 소장 욕구 느낀다면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픽업의 웅장함, 세단 같은 실내 모두 포기하기 싫은 욕심쟁이 당신
▲주의할 점
-렉스턴 뉴 아레나 : 조금 예뻐진 디자인, 대거 빠진 편의사양. 가격이 조금 오른 이유가 있다
-렉스턴 스포츠칸 쿨멘: 예상보다 순둥해진 얼굴은 조금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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