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러 무기제공설' 남아공에 "종전 도와달라" 호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에 우호적인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에게 전쟁을 끝낼 수 있게 도와달라고 촉구했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과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와의 전쟁을 끝내기 위한 우크라이나의 평화 계획을 이행하는 데 도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우크라이나가 제안한 평화 계획에는 러시아가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화상 연설에서 "무기로 침략자를 돕는 이는 누구라도 공범"이라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남아공을 언급한 이유는 남아공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루번 브리지티 남아공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해 12월 남아공 남부 케이프타운에 정박한 러시아 화물선이 탄약을 싣고 돌아갔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대통령실에 따르면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은 같은 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갖고 관계 심화에 합의했다.

다만 최근 미국을 다녀온 시드니 무파마디 남아공 대통령실 국가안보특별보좌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분쟁에 관한 한 남아공은 적극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남아공은 우크라이나전 발발 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규탄, 점령지 병합 반대, 러시아군 철군 촉구 등을 담은 유엔 결의안에 모두 기권표를 던진 바 있다. 이는 러시아와 남아공의 전통적 우호 관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구소련이 과거 남아공의 인종차별 철폐 운동을 지원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집권한 아프리카민족회의(ANC)가 러시아에 친화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