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아픈 중구민에 ‘따뜻한 잔소리’ 처방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0호씨는 당뇨병, 간경화증, 고지혈증, 백내장, 고도비만을 앓고 있으며 간 이식도 받아야 한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수도 없고 가족도 없다.
의료진은 끝까지 따뜻한 '잔소리'로 대상자가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줬다.
영양사는 이0호씨의 지난 4개월 동안 몸무게 변화를 찾아보고 평소 즐겨 먹는 소금빵, 뻥튀기와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고 강조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복합만성질환자, 독거노인, 노인부부 등 돌봄 필요 주민 찾아가는 어르신 건강동행사업
의사, 간호사, 치위생사, 영양사, 사회복지사가 한 팀 이뤄 방문 상담 2개월간 진행
건강, 식습관, 복지상담, 병원진료 전후케어 등 꼼꼼히 챙겨주고 돌봐줘 만족도↑
이0호씨는 당뇨병, 간경화증, 고지혈증, 백내장, 고도비만을 앓고 있으며 간 이식도 받아야 한다. 몸이 아파 일을 할 수도 없고 가족도 없다.
서울 중구는 이처럼 막막한 상황에 놓인 주민들을 찾아가 가족처럼 건강을 챙겨주는 ‘어르신 건강동행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복합만성질환자, 독거노인, 노인부부 등 돌봄이 필요한 주민을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치위생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전문 의료진 5인이 집을 방문, 2개월간 건강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2일 이0호씨의 마지막 상담이 진행됐다. 의료진은 끝까지 따뜻한 ‘잔소리’로 대상자가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줬다.
“군고구마는 당도가 높아요. 꼭 쪄서 드세요”
영양사가 집 안에 있는 간식을 둘러보며 말했다. 영양사는 이0호씨의 지난 4개월 동안 몸무게 변화를 찾아보고 평소 즐겨 먹는 소금빵, 뻥튀기와 같은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라고 강조했다.
치위생사는 거울로 입 안을 함께 보면서 치과에가서 어떤 치아를 먼저 치료해야 하는지, 보험 적용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알려드렸다. 발치후엔 절대로 금연해야 한다고 신신당부도 잊지 않았다.
“저 그림은 언제 그리신 거예요?”
일 년 전부터 대상자를 살펴온 복지사가 벽에 걸린 새 그림을 발견했다. 대상자는 “얼마 전 복지관에서 그렸는데 그림 그리는 것이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복지사는 앞으로도 적극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시라고 권했다. 장애인 콜택시 이용법도 다시한번 적어드렸다.
“오늘이 정말 마지막인가요?”
대상자는 의료진이 더 이상 방문하지 않는다고 하자 아쉬움을 내비쳤다. 복지사가 “그간 자주 찾아와 귀찮게 해드렸는데 괜찮으셨나”고 묻자, “간 이식 받기 전까지 내가 준비해야 할 것을 자세하게 알려줘서 정말 큰 도움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간호사는“오늘이 끝이 아니예요. 자주 안부 전화 드릴겁니다”며 “걷기 운동 자주 하셔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구는 지난 해 총 90명의 대상자를 사례관리하며 4819건의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 해에도 100여명 이상 대상자를 발굴해 돌본다.
맞춤형 보건, 의료, 복지 통합 지원으로 참여자의 만족도가 높다. 정신건강상담과 재활운동이 필요한 경우 해당 기관에 연계도 해 준다. 신청은 거주지 동 주민센터에서 하면된다.
상담에 나선 류충렬 복지사는“누군가 찾아와서 말벗이 되어주는 것 만으로도 홀몸 어르신의 몸과 마음이 치유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김길성 중구청장은 “몸도 아픈데 돌봐줄 사람이 없는 서러움을 중구가 어루만져 주고 싶다”며 “따뜻하고 전문적인‘잔소리’로 어르신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중구가 적극 돕겠다”고 밝혔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여성 연락처만 100여개…세금만 70억 내는 남편, 성매매 중독자" - 아시아경제
- 버거킹이 광고했던 34일…와퍼는 실제 어떻게 변했나 - 아시아경제
- "한 달에 150만원 줄게"…딸뻘 편의점 알바에 치근덕댄 중년남 - 아시아경제
- "흠뻑 젖은 티셔츠 무려 12장"…공항서 딱 걸린 여대생 무슨 일? - 아시아경제
- "주연은 200억도 받는데" 3000원 안되는 시급 10% 삭감에 발끈한 中 단역배우들 - 아시아경제
- 암 치료에 쓰라고 2억 모아줬더니 새 집 산 20대…분노한 中 누리꾼 - 아시아경제
- "김치나 담가라"…10대 주짓수 선수, 동덕여대 시위에 악플 - 아시아경제
- 조종사들도 기다렸다가 '찰칵'…송혜교 닮았다는 中 여성 파일럿 - 아시아경제
- "가격 올라도 괜찮아요" 손님이 휴지에 쓴 편지…업주 '울컥' - 아시아경제
- 잘 키운다더니 죽여 먹었다고?…반려견 4마리 학대 남성에 태국 발칵 - 아시아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