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수욕에 직접 잡은 해산물까지…여름휴가는 ‘어촌체험마을’에서

장정욱 2023. 5. 1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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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엔데믹 후 첫 여름 휴가철
해외 대신 국내 체험 여행으로 휴식
동·서·남해, 수도권까지 전국서 즐겨
지난해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제주 김녕마을 모습. ⓒ한국어촌어항공단

언제 왔나 싶던 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머지않아 떠나게 될 여름휴가를 놓고 어디로 갈지 벌써 고민이 앞선다. 마음 같아선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해외로 나가고 싶은데 얼어붙은 경기 탓에 주머니 사정이 녹록지 않다.


이럴 땐 대안을 찾아야 한다. 시선을 조금 돌려보면 해외 못지않은 국내 휴양지도 많다. 정부가 내수 경기 활성화 차원에서 내놓은 숙박 쿠폰이나 음식점 할인과 같은 다양한 지원 혜택도 누릴 수 있다.


해양수산부와 한국어촌어항공단이 가족 단위 체험형 여행객을 위해 조성 중인 ‘어촌체험휴양마을’은 손꼽히는 국내 여행 명소들이다.


어촌체험휴양마을은 전국 각지에 분포해 바닷가에서 해수욕을 즐기는 것은 물론 해녀 체험을 통해 각종 해산물을 직접 수확하는 재미도 있다. 투명 카약(카누)을 타고 바다 위를 유유자적할 수도 있고, 갯벌을 누비며 조개를 캐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한국어촌어항공단은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동해와 서해, 남해까지 지역별 대표 어촌체험마을 15곳을 추천했다.


경기도 화성시 백미리 마을 갯벌에서 관광객들이 갯벌 체험을 하고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

수도권 ‘건강망’ 고기잡이 이색 체험

먼저 수도권은 경기도 안산시 종현마을과 화성시 백미리 마을, 인천광역시 중구 포내마을이 손에 꼽을만하다.


2012년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종현마을은 갯벌체험(바지락 캐기)와 해솔길 도보여행(트레킹)이 널리 알려진 곳이다. 갯벌에 말뚝을 일정 간격으로 고정하고, 그 사이 그물을 둘러 고기를 잡는 방식의 ‘건강망’ 체험은 아이들에게 인기다. 먹거리로는 해산물은 물론 지역 대표 농산물인 포도가 유명하다.


서해 낙조가 유명한 백미리 마을은 마을 이름 자체가 해산물 종류가 많고 맛이 다양하다는 뜻이다. 낚시와 갯벌체험이 가능하고 카약 타기도 즐길 수 있다. 수제 아이스크림 만들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대표 프로그램이다.


실미도 인근 포내마을은 바다 위에서 서해 풍경을 바라볼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했다. 동죽이나 모시조개 캐기 체험과 조개를 이용해 나만의 화분을 만드는 공예 체험이 대표적이다.


넓은 동해를 배경으로 하는 강원도 양양군 수산마을은 2019년 어촌체험휴양마을 평가에서 경관‧서비스와 체험, 숙박에서 1등급 평가를 받았다. 해초 비누와 문어 빵 만들기, 투명 카누, 요트 승선, 선상 낚시가 대표 프로그램이다. 인근 송이밸리자연휴양림도 즐길만하다.


'신비의 바닷길'로 유명한 충남 보령시 무창포마을 모습. ⓒ한국어촌어항공단

‘신비의 바닷길’·‘독살’ 체험 인기

충청권에서는 충청남도 보령시 무창포마을과 서산시 중리마을, 서천군 선도리 마을이 유명하다.


무창포마을은 ‘신비의 바닷길’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바닷물이 빠지면서 석대도까지 약 1.5km에 이르는 길이 열려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전통 어업 방식 중 하나로 바닷가에 V자 모양으로 돌을 쌓은 후 물이 들어왔다 빠지면서 그 안에 갇힌 고기를 손이나 그물을 이용해 잡는 ‘독살체험’이 인기다. 이 밖에도 갯벌 바지락 캐기 등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세계 5대 청정 갯벌로 손꼽히는 가로림만에 위치한 중리마을은 바지락 캐기와 감태 뜨기 체험, 감태 초콜릿 만들기 등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서산마애삼존불과 팔봉산, 황금산 등 주변에 돌아볼 곳이 많은 것도 장점이다.


선도리마을은 고래와 거북이를 닮은 ‘쌍도’를 만날 수 있는 마을이다. 바닷길이 열리면 쌍도까지 걸어서 갈 수 있어 인기다. 지역 특산인 김을 활용한 여러 가지 체험과 추억 액자 만들기, 전동 스쿠터 타기 등이 대표 인기 프로그램이다.


강원도 양양군 수산마을에서는 투명 카약을 즐길 수 있다. ⓒ한국어촌어항공단

‘명사십리 백사장·지붕 없는 미술관’

전라도에서는 전라북도 고창군 장호마을과 하전마을, 고흥군 연홍도마을을 추천한다.


장호마을은 명사십리 백사장으로 유명한 곳이다. 해 질 무렵 명사십리 백사장에서 바라보는 노을은 일품이다. 체험 프로그램으로는 새우잡이와 후릿그물이 인기다. 후릿그물은 바다에서 양쪽으로 그물을 펼쳐 밖으로 끌고 나오면서 고기를 잡는 방식으로 아이와 어른 모두 좋아하는 체험이다.


전국 최대 바지락 생산지인 하전마을은 칼국수와 비빔밥 등 바지락을 활용한 다양한 먹거리가 여행객 발길을 끈다. 농기구(트랙터)를 개조해 만든 갯벌 학습장 이동시설은 그 자체만으로도 아이들에게 이색 볼거리와 경험을 제공한다.


‘섬 속의 섬 연홍도마을은 ‘지붕 없는 미술관이란 별칭을 가질 만큼 아름다운 곳이다. 오래 방치된 폐교를 지역 출신 김정만 화백이 재단장해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 중인 ‘연흥미술관’을 둘러보고 마을 곳곳에 그려진 벽화를 따라 돌아다니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명사십리 해안가 모습. ⓒ한국관광공사

남해 어부 밥상, 영도 흰여울문화마을

남해지역에서는 경상남도 거제시 다대마을, 남해군 이어마을, 부산광역시 영도구 동삼마을을 추천한다.


다대마을은 체험과 주변 볼거리, 먹거리 모두 넉넉한 곳이다. 갯벌·개막이·지인망·통발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과 남해 금산, 보리암, 해오름예술촌, 독일 마을, 송정해수욕장 등 많은 여행지가 있다. 먹거리로는 성게·해초 비빔밥, ‘어부 밥상’이 유명하다. 통영이나 거제도와 멀지 않아 남해 섬 여행을 하기에도 제격이다.


2021년과 2022년 연속 ‘일등 어촌’으로 선정된 이어마을은 동네 모습이 잉어가 노니는 것 같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아름다운 남해를 바라보며 조개, 굴, 바지락 등 다양한 어패류를 캐는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5월부터 10월까지 경험할 수 있는 쏙잡이 체험은 가족 단위로 즐기기 안성맞춤이다.


영도 동삼마을은 부산 대표 관광지인 태종대(남포동) 인근에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태종대 관광과 함께 좌대 낚시, 맨손 물고기 잡기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다. 영도해녀문화전시관, 중리해녀촌, 국립해양박물관, 흰여울문화마을 등 다양한 볼거리가 알찬 여행을 만들어 준다.


해녀 체험이 유명한 제주 서귀포 법환마을 모습. ⓒ한국어촌어항공단

말이 필요 없는 세계적 휴양지 ‘제주’

설명이 필요 없는 세계적 관광지 제주특별자치도에는 제주시 김녕마을과 서귀포시 법환마을이 대표 어촌체험휴양마을이다.


김녕마을은 지난해 말 어촌체험휴양마을로 지정된 곳으로 김녕해수욕장과 미로공원, 용천동굴 등 관광만으로도 여행객 마음을 충분히 만족시킬 만한 마을이다. 올레길 20코스가 지나는 이곳은 소라와 성게, 톳 등 제주의 풍부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2021년에는 농촌체험마을로도 지정돼 ‘밤마실 걸읍서’ 등 이색 체험이 많다.


법환마을은 법환해녀학교가 있어 해녀 문화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해녀 물질 체험을 통해 소라, 전복, 해삼 등 풍부한 해산물을 직접 잡아 요리하는 재미가 일품이다. 올레길 7코스와 가까워 도보 여행객들의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한편, 어촌체험휴양마을은 사전에 예약하면 더 많은 체험이 가능하고 숙박 시설이나 음식점과 연계한 다양한 혜택도 누릴 수 있다. 어촌체험휴양마을 관련 자세한 정보는 한국어촌어항공단 홈페이지에서 ‘바다 여행’을 검색하면 된다.


박경철 한국어촌어항공단 이사장은 “지역마다 다양한 어촌체험휴양마을이 있어 어디서든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다”며 “공단에서도 다양한 지원을 통해 어촌체험휴양마을이 앞으로도 더 많은 볼거리와 즐길 거리, 먹을거리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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