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호 실적 행진에도 불확실성에 웃지 못하는 증권사들

이홍석 2023. 5.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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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외의 증시 상승에 순익·영업익 모두 전반적 개선
CFD 미수 채권 우려에 부동산PF 연체율 급증 ‘리스크’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연합뉴스

증권사들이 올 1분기 실적 선방에 성공했지만 불확실성은 오히려 더 커진 모습이다. 예상 외의 증시 상승으로 호 성적을 거뒀지만 최근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로 인한 차액결제거래(CFD·Contract For Difference) 리스크가 발생했고 지난해부터 잠재돼 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리스크도 커지면서 향후 실적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14일 업계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들은 1분기 당기순이익이 전년동기와 전 분기 대비 증가했다.


미래에셋증권이 2382억40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와 4분기 대비 각각 15.7%와 152% 증가한 것을 비롯, 키움증권(2924억원)·한국투자증권(2621억원)·메리츠증권(1998억원)·NH투자증권(1841억원)·KB증권(1406억원)·신한투자증권(1194억원)·하나증권(834억원) 등도 모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하이투자증권·한화투자증권·현대차증권 등 대형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들도 수치가 증가하면서 각 사별로 정도의 차이가 있을뿐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소폭 감소한 회사들도 일부 있지만 전 분기에 비해서는 모두 개선되는 등 전반적으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러한 분위기에도 증권가는 활짝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발생한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로 CFD 관련 미수채권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CFD는 기초자산 보유 없이 매매 차액에 대해서만 현금 결제를 하는 파생상품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2015년 교보증권이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뒤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현재는 서비스 제공 증권사가 총 13개사가 이르고 있다.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실(무소속)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13개 증권사의 CFD 거래 잔액은 2조7697억원으로 지난해 말(2조3254억원)에 비해 4443억원이 증가했다. 올 들어 1월과 2월 두 달간 13개사의 CFD 거래대금은 4조666억원에 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증권(6180억원)·키움증권(5576억원)·삼성증권(3503억원)·메리츠증권(3446억원)·하나증권(3400억원) 등 주요 증권사들이 모두 거래 잔액이 3000억원을 넘는 수준이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연합뉴스

이에 신용평가사들은 CFD 미수채권 물량이 많이 발생하면 제한적으로나마 향후 실적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실적 감소 등 직접적 뿐만 아니라 신용도 악화 등 간접적으로도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1실 책임연구원은 최근 ‘CFD 사태가 증권사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하의 보고서를 통해 “CFD 사태로 인해 향후 관련 증권사의 고객 이탈 및 실적 저하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나타날 경우 신용도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CFD 사업을 영위하는 국내 증권사 13개사에 대해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잠재적 리스크로 꼽혔던 부동산PF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타 업권에 비해 대출 규모는 적지만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두 자릿수를 넘기면서 부담이 증대되는 양상이다.


최근 금감원이 국회 정무위 소속 윤창현 의원(국민의힘)에게 제출한 업권별 부동산PF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연체율은 10.4%로 2021년말 연체율(3.7%)과 비교하면 1년 만에 약 3배가 늘어났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9월말(8.2%)과 비교해도 2.2% 증가한 수준이다.


또 지난해 말 기준 증권사의 부동산 PF 고정이하여신(대출금 중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인 부실채권) 비율도 14.8%로 지난해 9월 말 10.9%보다 3.9%포인트 늘어났다.


2020년 말(5.5%)과 2021년 말(5.7%)과 비교하면 급등했는데 타 업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부동산 PF 대출 규모(지난해 말 기준 잔액 4조5000억원)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연체 금액이 크지 않아 충분히 대응 가능한 수준이라고 해도 부정적 수치가 지속 높아지는 것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존재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을 둘러싼 리스크는 아직까지는 감당할만한 수준”이라면서도 “CFD와 부동산PF 관련 리스크 확대시 단기적인 실적 수치 감소 뿐만 아니라 투자 분위기 냉각 등 장기적으로 악영향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점에 우려가 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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