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하면 시장에 호재일까 [알기쉬운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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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노동부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대비 4.9% 상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밝혔습니다. 2년 이내 최저이고 시장 예상도 훨씬 하회하는 수치입니다. 소비자 물가 선행지표 성격이 있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은 전월 대비 0.2%로 소폭 상승하는 데 그쳤습니다. 이같은 수치가 나오자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 참여자 80% 이상이 연준이 오는 9월 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에 대거 배팅했습니다.
10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
유례없는 초저금리 시대 여파로 고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시장은 지치고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지난 3일 공개한 FOMC 성명에서 기존 4.75~5.0%이던 기준금리를 5.0~5.25%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습니다. 2007년 이후 16년 만에 최고 수준입니다.
펜데믹 시기에 경기 부양을 위해 재정정책이 강화됐고 미국은 기준금리가 0%에 가까운 초저금리 시대가 이어졌습니다. 이는 자산 가격 인플레이션을 유발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연준은 지난 1년여간 0%대에서 5.0~5.25%대까지 기준금리를 빠른 속도로 끌어올렸습니다. 지난해 3월 이후 10차례 연속 금리 인상을 단행한 셈입니다.
“연내 금리 인하? 글쎄…” 의견 분분
전문가는 어떻게 보고 있을까요. 경기 둔화 속도를 늦추기 위해 금리 인하가 필요하고, 연내 가능할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허문종 우리금융경영연구소 경제글로벌연구실 실장은 “연준이 너무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리다 보니까 중소형 은행권 리스크와 경기 침체 우려를 키운 측면이 있다”면서 “하반기로 가면 아무래도 경기 둔화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빠르면 3분기, 늦어도 4분기에는 금리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내다봤습니다.
연내 금리 인하는 어렵다는 견해도 나왔습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실물 경제가 어려우니 금리를 올리지 말자는 건 우리나라식 사고”라면서 “연준은 미국 인플레이션 완화가 최우선 과제다. 연내 금리 인하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을 많이 한 미국 중소형 지방은행이 부동산 시장 침체로 타격을 입고 불안이 확산되는 것에 대해서도 “연준 의사 결정에 영향을 줄 정도로 타격이 큰 이슈는 아니라고 본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무역 적자·경제 성장률 하향 조정…지금 금리 인하하자고?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금융산업실장은 “올해 금리 인하는 쉽지 않다”고 딱 잘라 말했습니다. 이 실장은 “투자자들은 자산 가치가 올라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금리 인하를 원하지만 중앙은행은 전혀 다른 관점”이라며 “중앙은행은 물가안정이 첫 번째 목적이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려 있어서 경제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리스크를 줄이는 게 목표다. 중앙은행 의사결정은 투자자 등 자본시장 참여자들의 기대나 이해관계를 전혀 반영하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금리 인하가 시장에 긍정적 효과만을 불러오지는 않는다고도 짚었습니다. 이 실장은 “과거 사례나 연구를 살펴보면 금리 인하가 오히려 ‘경제가 좋지 않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주는 경우가 많다. 특히 지금 한국 경제는 어떤 상황인가. 무역수지, 경상수지 적자에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 경제 성장률을 1.5%로 예측하며 4번 연속 하향 조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 회복시킨다고 금리 인하를 한다면 시장에 ‘정말 큰일이다’는 신호를 줄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경제는 심리’라는 말을 많이 한다. 현 상황에서 금리를 인하시키면 한국 경제 ‘새 뇌관’으로 지목된 가계부채를 더 늘릴 수 있다. 과연 금리 인하가 누구에게 이득인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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