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루 없어도 '뛰는 야구' 통했다…이게 바로 '염경엽 LG'야

(엑스포츠뉴스 대구, 유준상 기자) 답답한 분위기를 전환시킨 것은 과감한 주루 플레이였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선수들에 바랐던 부분이 고스란히 나타난 경기였다.

LG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즌 5차전에서 7-4로 승리를 거두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마운드에서는 7이닝을 소화하며 퀄리티스타트 플러스(QS+)를 달성한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호투가 빛났고, 타선에서는 4안타를 몰아친 문보경이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경기 초반에는 LG의 흐름이 순조롭지 않았다. 타선이 1회초 볼넷을 2개나 얻어냈으나 1사 1, 2루의 기회를 무산시켰고, 2회초에는 2루타 2개를 기록하고도 1점을 뽑는 데 만족해야 했다.

1-1의 균형을 깬 3회초, LG는 3점을 획득하며 멀찌감치 달아났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의 결정적인 주루 플레이가 나왔다. 모두 중견수 쪽에서 발생한 상황이었다.

2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좌중간 쪽으로 안타를 쳤고, 이때 1루주자 홍창기가 3루에서 멈추지 않고 홈까지 쇄도해 득점을 올렸다. 오지환의 볼넷 이후 문보경의 2루타 때도 2루주자 오스틴은 물론이고 1루주자 오지환도 과감하게 홈을 파고들었다. 삼성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으나 원심 그대로 세이프였다.

이날 삼성에서는 김상민이 주전 중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프로 데뷔 이후 첫 선발 출전이었다. 지난해 2차 8라운드 73순위로 삼성에 입단했고, 1군 데뷔는 올해가 처음이다. 

김상민은 전날 좌익수로 수비를 소화하면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으나 아무래도 이성규, 김현준 등 팀 내 주전급 외야수들에 비하면 중견수 경험이 부족한 편이다.

LG는 이 부분을 놓치지 않았다. 한 베이스를 더 뛰는 야구로 상대 선발 허윤동과 야수진을 흔들었다. 적시타 두 방이 나오는 과정에서 실책이 기록된 건 아니었지만, 김상민 입장에서는 심적으로 쫓길 수밖에 없었다.

염경엽 감독은 스프링캠프 때부터 줄곧 '뛰는 야구', 한 베이스를 더 가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해왔다. 한 점이라도 더 얻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주루 플레이를 펼쳐야 한다는 게 사령탑의 생각이었다.

이날 LG는 단 1개의 도루도 기록하지 못했고, 오히려 4회초 무사 1루에서 김민성의 삼진 때 1루주자 이재원이 뛰다가 2루에서 아웃됐다. 그러나 도루 없이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값진 1승을 만들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