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디폴트 우려에 韓경제도 불안…"미국 채무불이행은 재앙"

문제원 2023. 5. 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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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뉴욕주 발할라에 있는 SUNY 웨스트체스터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연방정부 부채한도 관련 연설을 하고 있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부채 한도 상향을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신뢰하고 믿을만한 국가라는, 우리가 어렵게 구축한 명성"을 지키기 위한 문제로 규정하며 공화당과 타협 없이 부채 한도 증액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피력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야당인 공화당이 다음주 연방정부 부채 한도 조정을 둘러싼 2차 협상을 실시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언급한 채무불이행(디폴트) 'X-데이트(date)'가 3주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 디폴트 위기가 커지면 글로벌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당국과 시장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 미치 매코널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자는 지난 9일 부채 한도 상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약 1시간 동안 회동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들은 당초 12일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으나 다음주로 일정을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오는 17일(현지시간) 일본으로 출국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는 15일이나 16일 회동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디폴트 이슈를 해결하지 못한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회의에 참석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미국 정부는 아직 바이든 대통령의 G7 대면회의 참석 일정은 변동이 없다는 입장이다.

미 정부의 부채 법정 한도는 31조4000억달러인데 이미 지난 1월 한도를 채웠다. 정부는 디폴트를 피하기 위해 의회가 아무 조건 없이 한도를 올려줘야 한단 입장이지만 공화당은 정부 지출 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연방정부 디폴트 시기를 다음달 1일로 언급한 옐런 장관은 "만약 의회가 협상에 실패한다면 그것은 정말로 미국의 신용도를 해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달 미국의 디폴트가 현실화된다면 미국 국채 이자 지급이 중단되면서 세계 경제가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줄리 코잭 국제통화기금(IMF) 대변인은 지난 1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만약 미국이 디폴트에 빠진다면 차입비용 증가 가능성을 포함해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우리의 평가"라고 지적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CEO도 최근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미국의 디폴트는 재앙이 될 수 있다면서 매주 전시상황실 회의를 소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디폴트가 가까워질수록 패닉이 일어날 것"이라며 "전 세계 고객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디폴트 우려가 커지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산해 한국 등 신흥국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급격하게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 2011년에도 민주당과 공화당이 부채한도 상한을 놓고 대치하다가 디폴트 직전까지 간 적이 있는데, 당시 글로벌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한단계 낮추는 강수를 두면서 미국뿐 아니라 한국, 유럽 주가가 급락하고 채무위기가 심화했다.

전날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35.720엔을 기록해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34.555엔보다 1.165엔(0.87%) 상승했다. 또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102.072보다 0.59% 상승한 102.677을 기록했다. 미국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이 지지부진하게 흘러가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의 출국 전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다음주 회동에서도 협상이 실패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해외 일정이 변동될 수도 있다. G7 회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면 미국의 디폴트 시한까지 일주일 남짓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다. 디폴트 시간이 다가오면 시장 불안이 더욱 커지면서 금융 시장도 충격이 불가피하다.

옐런 장관은 G7 재무장관회의 참석을 위해 방문한 일본 니가타에서 디폴트 위협만으로도 2011년과 마찬가지로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이 강등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디폴트는 경기침체와 환율, 국내 금융시장 불안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무디스는 디폴트가 실현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4% 감소하고 700만명 이상이 실직할 것이라고 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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