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읽다]외계생명체 찾는 '꿈틀이'…뱀장어로봇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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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들에게 물과 유기물질의 발견은 희망의 표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얼음· 좁은 틈새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뱀장어 형태의 탐사용 로봇을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NASA는 태양계에서 물의 존재가 발견돼 생명체가 있을 확률이 있는 몇 안 되는 곳인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를 탐사하기 위해 이 로봇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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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성 '엔셀라두스' 위성 탐사 염두 개발
얼음 틈새, 동굴 등 탐사 가능
외계 생명체를 찾는 과학자들에게 물과 유기물질의 발견은 희망의 표시다. 그런데 표면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면 탐사하기가 어려렵다. 차라리 사막이나 돌로 된 화성 표면은 바퀴나 캐터필러가 통하지만 매끄러운 얼음 위나 빙하·동굴 등에서는 통제 불능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항공우주국(NASA) 과학자들이 얼음· 좁은 틈새에서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는 뱀장어 형태의 탐사용 로봇을 만들어 관심을 끌고 있다.
NASA의 제트추진연구소(JPL)는 지난 8일 자체 홈페이지에 이같은 '뱀장어(eels) 로봇'의 시제품과 동작 동영상을 공개했다. 외계 생태계 생명체 존재 조사자(Exobiology Extant Life Surveyor·EELS)라는 이름의 이 로봇은 뱀처럼 가늘고 긴 몸체에 테두리는 회전하는 스크루의 날개와 유사하게 만들어져 있다. 몸통을 뒤틀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관절도 여러 군데 설치돼 있다. 눈이나 얼음 위에서도 테두리의 날이 회전하면서 전진할 수 있다. 맨 앞에는 뱀의 눈처럼 카메라가 달린 머리가 있고 위로 쳐들거나 방향을 자유자재로 바꾼다. 관절도 꺾을 수 있어 어느 정도의 상하ㆍ좌우 굴곡, 비좁은 동굴이나 바위 틈새 등도 탐사한다.
NASA는 태양계에서 물의 존재가 발견돼 생명체가 있을 확률이 있는 몇 안 되는 곳인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를 탐사하기 위해 이 로봇을 개발 중이다. 2005년 NASA의 카시니 토성 탐사선이 엔셀라두스의 남극 근처에 보이는 '호랑이 줄무늬' 균열에서 물 얼음 입자가 뿜어져 나오는 간헐천을 발견했다. 또 이 물기둥에는 수소 분자(H2), 메탄(CH4) 등 지구의 유기 생명체가 배출하는 다양한 탄소 함유 유기 화합물이 포함돼 있었다.
매튜 로빈슨 JPL 담당 매니저는 "다른 로봇들이 갈 수 없는 지역을 탐사할 수 있다"면서 "특정한 지형 탐사에 특화된 로봇들이 있겠지만 EELS는 모든 종류의 지형ㆍ지물을 다 탐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자는 아이디어에서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현재 시험 중인 EELS는 10개의 회전 세그먼트로 구성돼 있으며, 몸체는 범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20cm 크기의 플라스틱, 얼음에서 추진력을 얻기 위한 금속 등 두 가지 종류의 스크루로 각각 제작됐다. 무게는 약 100kg, 길이는 약 4m다. 현재까지 아이스링크나 화성을 본떠 조성한 모래 지형 등 다양한 환경에서 잘 작동하는지 시험을 거친 상태다.
NASA는 앞으로 이 뱀장어 로봇의 머리에 카메라와 라이다(Lidarㆍ레이저 거리 측정 및 이미지화 기술) 장비 등을 갖춰 주변 환경을 입체적(3D)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실제 JPL 연구팀은 이를 개발하기 위해 엔셀라두스의 환경과 유사한 빙하 틈새에 EELS 시제품을 내려보내 탐사하는 실험을 실시하기도 했다. 지구-토성 간 전파가 오가는 시간이 1시간30분이나 되는 만큼 완전 자율 운전 기능도 탑재한다. 궁극적으로는 최대 45개의 관절을 갖추도록 크기를 키워 각종 센서 등 과학 장비도 갖춘다는 방침이다.
한편 이 뱀장어 로봇은 지구의 빙하ㆍ동굴 조사나 달ㆍ화성 등 다른 외계 행성 탐사에서도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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