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학교 '황금시대' 열었던 고교야구 대회 열린다
[박장식 기자]
▲ 지난 2022년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우승한 경남고등학교. |
ⓒ 박장식 |
'태양을 던지는 사나이'가 역투했던 경남고, '역전의 명수' 군산상고, 그리고 '야구변방의 투혼'을 보여주었던 강릉고까지, 야구부를 지닌 고교를 넘어 고교야구에 '황금기'를 열었던 대회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린다.
제77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14일부터 서울 목동야구장과 신월야구공원에서 개막한다. 지난해 우승 학교인 경남고등학교를 비롯해 53개 고교 야구부·고교 클럽 팀이 참가하는 황금사자기는 결승전이 열리는 29일까지 보름 남짓한 기간 동안 고교 선수들의 땀으로 가득한 투혼이 펼쳐질 전망이다.
첫 경기부터 명승부가 펼쳐지는 황금사자기답게 개막일부터 빅 매치가 예정되어 있다. 개막일에는 덕수고등학교와 휘문고등학교가 신월야구공원에서 점심 경기를 갖는다. 목동야구장에서는 '로봇 심판'이 더욱 업그레이드 되어 투입되는 가운데, 어떤 학교가 우승기를 목동 하늘에 휘날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실력 좋은 학교들, 초장부터 만난다
토너먼트로 구성되어 단 한 번만 패배해도 그대로 탈락하는 황금사자기. 그렇지만 이번 황금사자기는 얄궃게도 실력이 좋은 학교들끼리 1·2회전에서부터 만난다. 황금사자기 우승기를 한 해 차이로 나눠가진 두 학교가 1회전에서 맞붙는가 하면, 1회전에서 어렵게 승리해도 2회전에서 다시 강한 학교를 만나는 대진도 생겼다.
당장 14일 11시 30분부터 신월야구공원에서 열리는 덕수고등학교와 휘문고등학교의 경기부터가 '지옥의 토너먼트'의 시작이다. 덕수고등학교는 지난 봄 열린 신세계·이마트배에서 강릉고등학교를 꺾고 우승한 학교다. 이에 맞서는 휘문고등학교 역시 수비에서의 조직력을 바탕으로 22년 만의 우승을 노리는 학교다.
두 학교가 열전을 벌여 이겨도 다시 맞붙는 상대가 만만치 않다. 덕수고 대 휘문고 경기의 승자는 18일 열리는 인천고등학교와의 2회전 경기를 갖는다. 인천고등학교는 마운드의 힘이 강한 팀. 앞선 경기에서 전력을 다한 두 학교 입장에서는 승자가 되더라도 다시 한 번 전력을 모두 투입해야 하는 이중고에 있는 셈이다.
2년간 우승기를 나눠가진 두 학교도 15일 목동에서 1회전 맞대결을 펼친다. 2022년 황금사자기 우승팀 경남고등학교와 2021년 황금사자기 우승팀인 충암고등학교가 맞붙는다. 특히 두 학교는 매년 좋은 선수들을 배출하고 있어 프로야구 못잖은 명경기를 펼치리라는 기대가 높다. '미리 보는 결승전'의 성격을 갖는 셈이다.
충암고의 우승을 이끌었던 윤영철(현 KIA)과 김동헌(현 키움)은 올해 KBO리그의 주전으로 거듭났고, 경남고의 우승을 이끈 신영우(현 NC)와 김범석(현 LG)은 지난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의 주인공이었다. 올해 이 경기에서 활약하는 선수 중 내년 KBO 리그를 빛낼 선수가 나오리라는 예측도 충분히 가능할 터다.
특별한 '첫 참가팀'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황금사자기에 처음 참가하는 창원공업고 야구부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던 권영진 감독이 선수들을 손수 수급해 만들었다. 창원공고는 15일 대구고등학교와의 1회전을 치른다.
▲ 이번 대회에서는 '로봇 심판'의 도입도 더욱 활발해지고, 개선된다. |
ⓒ 박장식 |
지난 신세계·이마트배에서 첫선을 보였던 이른바 '로봇 심판'도 이번 대회에서는 목동야구장에 열리는 경기에 한해 모든 경기에 투입된다. 더욱 많은 학교들이 로봇 심판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데, 지난 신세계·이마트배 당시 지적받았던 점을 개선했다는 것이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설명이다.
특히 너무 낮은 구역에 공이 들어왔을 때도 스트라이크 판정이 나오면서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의구심을 갖기도 했었는데, 이 부분 역시 공의 위치를 올리고 스트라이크 판정의 뒷쪽 기준선 역시 포수 쪽으로 더욱 당겨 변화구 판정도 더욱 현실적으로 바꾸었다는 것 역시 협회의 설명이다.
이렇듯 지난해 대회는 물론, 앞선 전국대회와도 달라진 점이 눈에 띄는 황금사자기. 하지만 선수들이 야구장 안에서 펼칠 투혼의 모습만큼은 변하지 않고, 학부모와 동문, 그리고 학교 친구들까지 펼칠 경기장 안에서의 응원만큼은 변하지 않을 테다.
그리고 매년 매 경기마다 명장면이 연출되는 모습 역시 변하지 않을 황금사자기. 14일 오전 9시 목동야구장에서 덕적고와 경주고의 경기, 그리고 역시 오전 9시 신월야구공원에서 순천효천고BC와 선린인터넷고와의 경기로 시작될 황금사자기를 찾아 어린 선수들의 땀방울 어린 그라운드를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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