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버랜드 화재 진압 ‘숨은 영웅’…보자마자 달려갔다

휴일 가족과 에버랜드 방문한 조찬동 소방사
에버랜드 자체소방대와 화재 초기진압

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의 에버랜드 광장에 설치된 높이 13m 나무조형물(매직트리)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에 나섰다. 뉴시스

가족과 에버랜드를 찾은 현직 소방관이 12일 에버랜드 조형물에서 불이 난 것을 보고 신속하게 대처한 사실이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1시10분쯤 경기도 용인시 에버랜드 광장의 나무조형물(매직트리)에서 원인 미상의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화재 발생 즉시 에버랜드는 소방당국에 신고하고 자체 소방대를 가동해 진화에 나섰다.

당시 대체 휴무로 아내, 아들과 함께 에버랜드로 온 인천 송도소방서 소속 조찬동(38) 소방사는 불이 난 것을 보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그는 진화를 시도하던 에버랜드 자체소방대에 자신이 소방관이라는 점을 알리고 소방대가 끌어온 옥외소화전 수관을 잡고 조형물을 향해 물을 뿌렸다.

조 소방사와 소방대의 활약으로 불길은 금세 잡혔고 뒤이어 현장에 온 용인소방서 대원들이 화재 발생 25분 만에 완전한 진화에 성공했다.

조 소방사가 입고 있던 흰색 티셔츠는 얼룩으로 뒤덮였지만, 조 소방사와 에버랜드 자체 소방대의 활약으로 인명 피해 없이 화재는 진압됐다.

에버랜드 측은 화재 진압 뒤 조 소방사에게 갈아입을 티셔츠를 제공하겠다고 했으나 그는 “다른 여분 옷이 있다”며 사양했다.

조찬동 소방사. 인천 송도소방서 제공. 연합뉴스

조 소방사는 “소방관이라면 누구라도 저와 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며 “큰 피해 없이 불이 꺼져서 다행”이라고 말했다.

송도소방서 관계자는 “에버랜드 안전팀으로부터 화재 진압 감사 전화가 왔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로 에버랜드 매직트리 일부가 손상됐지만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정확한 화재 발생 원인을 소방당국과 함께 면밀히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노혜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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