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각] 나얼의 ‘걸음을 멈추는 날’ 들어보셨나요?
지승훈 2023. 5. 13. 11:01
뜰 것 같은데 안 뜬 노래 다들 하나씩은 갖고 계시죠. 좋은 노래는 결국 알려지기 마련입니다. ‘역주행각’은 일간스포츠가 역주행 가능성이 가득한 K팝 곡을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한 번 들으면 두 번 듣게 될 그 노래, 알려드립니다.
나얼은 지난 2월 27일 ‘발라드 팝 시티’(Ballad pop City) 프로젝트 3부작 마지막 곡으로 ‘걸음을 멈추는 날’을 발표했다. 앞서 먼저 발표된 가수 성시경의 ‘아픈 나를’, 태연의 ‘혼자서 걸어요’에 이은 이별 프로젝트의 마무리 작품이었다.
나얼의 이전 솔로곡들은 줄곧 모두 큰 인기를 끌었고 차트 1위를 비롯, 상위권에 오르며 대중의 귀를 적셔왔다. 이번 ‘발라드 팝 시티’ 프로젝트와 다르게 나얼 홀로 완성한 이별 3부작 노래인 ‘같은 시간 속의 너’(2015), ‘기억의 빈자리’(2017), ‘서로를 위한 것’(2020) 모두 차트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이렇듯 전작들의 활약에 힘입어 나얼의 이번 솔로곡 역시 성공을 예약하는 듯 했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와 달리 큰 관심을 끌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나얼의 이번 음악에 대해 한 가요관계자는 “노래가 안 좋아서 안뜬 게 아니다. 나얼과 같은 팝 발라더에 대한 주목도가 이전과 달라서일 뿐”이라며 “이번 ‘걸음을 멈추는 날’ 음악 구성의 기승전결은 이전 곡들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완성도가 높다”라고 평했다.
‘걸음을 멈추는 날’ 뮤직비디오 영상 조회수는 발표된 지 3개월 째인 현재까지도 꾸준히 오르고 있는 중이다. 조회수는 약 98만 회를 기록 중이며 댓글만 약 1400여개에 달한다. 팬들은 “이런 명곡이 차트를 씹어먹지 못하다니. 하지만 분명히 오래오래 사랑받는 곡이 되겠지요”라는 말들과 함께 끊임없이 영상을 스트리밍한다. 또 한 팬은 지난해 차트 역주행으로 큰 사랑을 받은 가수 윤하의 ‘사건의 지평선’을 언급하며 ‘올해의 역주행’ 곡으로 ‘걸음을 멈추는 날’을 꼽기도 했다.
‘걸음을 멈추는 날’은 나얼이 작사, 작곡에 직접 손 대며 정성을 들인 곡으로 알려졌다. ‘발라드 팝 시티’ 공식 유튜브를 통해 나얼이 녹음 중인 모습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그가 얼마나 가사 한 자 한 자에 공을 들여 불렀는지 알게 한다.
특히 ‘걸음을 멈추는 날’에는 그룹 브라운아이드소울의 멤버 영준이 나얼과 함께 코러스도 맡아 귀를 집중시킨다. 잔잔하게 깔린 코러스 직후 나얼이 단독으로 내지르는 고음 파트는 전율을 느끼게 한다. 또 후렴구 직전 한 차레 멜로디 라인이 급격히 변하는 파트, ‘오 걸음을 멈추는 그런 날엔 우리의 자국들이 그 자리에’는 음악에 변주를 가져다 주면서 노래의 다채로움을 완성했다. 이처럼 다양한 감정선을 통해 나얼의 달라지는 보컬을 고스란히 들을 수 있는 곡, ‘걸음을 멈추는 날’이다.
나얼은 결코 실망시키지 않는 보컬이다. ‘가수들의 가수’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많은 동료 가수들이 그의 음악을 높게 평한다. 실용음악의 정수라고 불리는 가수 신용재도 최근 ‘걸음을 멈추는 날’을 커버하며 곡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어떠한 방송 출연도 없다. 나얼은 음악을 상업적으로 다가가지 않는다. 오로지 ‘듣는 음악’으로만 대중과 소통한다. 그의 음악이 빠르게 소비되고 변화하는 가요 시장에서 천천히, 그리고 오랜 기간 사랑받는 이유다.
지승훈 기자 hunb@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눈 찢기 인종차별'에 SON 감독도 분노…"선 넘은 사람 처벌 받아야"
- ‘국악 전공’ 30대 트롯 가수 사망설에 애도 물결
- 박찬호 맹비난했던 오재원, 논란 하루 만에 사과 "더욱 신중하겠다"
- [TVis] ‘금쪽 상담소’ 서정희 “최근 가슴 복원 수술…삭발했을 때 마음 무너져”
- 간발의 차 오프사이드 골 취소→''KING" 이강인 또 MOM…마요르카, 1-0 신승
- [단독] 이병헌, BH 배우·직원 62명 베트남 워크숍 비용 전액 쾌척..통 큰 사내 복지
- KIM-나폴리, 이미 5월 협상 있었다...맨유는 연봉 3.5배 제시
- [단독] 재재, 연반인에서 연예인으로..SBS 퇴사 →MBC ‘두데’ DJ [종합]
- 김다예, 박수홍 친형 측 비판…“허위 사실 유도…김용호 수법과 같아”
- 아이유 측 “표절 의혹 고발=흠집 내기…응분의 책임 물을 것”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