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허언증(?) 잡겠다”...토종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 전략 들어보니 [내일은 유니콘]
챗GPT가 일상화되면서 AI(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특히 생성형 AI의 놀라운 능력에 감탄하는 한편, ‘일단 대답해야 한다’는 특징 때문에 ‘거짓말(?)도 능하다’라는 인식이 많다. 전문가 사이에서는 챗GPT가 업무용으로 쓸 때 보안, 고비용 등도 문제라는 지적도 많다.
이런 가운데 한 국내 스타트업이 ‘챗GPT의 허언증(?)을 잡겠다’고 나섰다. AI 스타트업 포티투마루가 그 주인공이다. 포티투마루는 최근 ‘LLM42’를 출시, 한국을 넘어 세계의 초거대 AI 기업과 진검승부를 펼쳐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동환 대표에게 이런 자신감(?)은 어디서 나왔는지 물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A. 개발자 출신으로 SK에서 검색사업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당시 네이트, 싸이월드 등의 SK 검색 사업을 20여년간 총괄했었다. 오랜 기간 동안 검색 포털을 개발하고 운영하다 보니 2가지 의문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종전 포털 사이트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리스팅(나열)해주는 방식이었다. ‘검색하면 정답만 바로 찾아줄 수는 없을까?’ ‘검색 페이지의 일부를 하이라이팅(부각)해주는 것이 아니라 문서를 바로 요약해줄 수도 있지 않나?’와 같은 생각들이다. 그러다 딥러닝 기반의 인공지능 기술이 개방되면서 그 가능성을 엿보게 됐다. 이를 계기로 ‘직접 AI 사업을 해보자’ 해서 포티투마루를 창업했다. 결과적으로 지금은 이 2가지 난제를 해결하게 됐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 다소 무모한 도전이었던 것 같기는 하다(웃음).
Q. 핵심 기술 개발을 잘하는 것과 사업화하는 것은 다르지 않은가. 왜 AI였나.
A. AI 특징 중 하나인 학습 능력을 눈여겨봤다. 자가 학습을 통해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술이라면 자본과 인력이 부족한 스타트업도 경쟁력 있게 비즈니스를 펼쳐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 개척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Q. 최근 발표한 ‘LLM42’가 챗GPT의 대항마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던데 그 근거가 뭔가.
A. 챗GPT와 같은 초거대 AI를 업무용으로 도입하려면 3가지 문제를 우선 해결해야만 한다. 사실을 왜곡한 오답을 그럴싸하게 전달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 기업 내부 데이터와 민감한 고객 정보 유출에 대한 보안 이슈, 솔루션 구축과 학습·추론 과정에서의 고비용 문제가 그것이다.
우리가 개발한 ‘LLM42’는 엔진 경량화를 통해 장비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 또 기업용(맞춤형·Private) 모드를 지원해 철통 보안이 가능하다. 여기에 더해 챗GPT 등의 초거대 언어 모델의 가장 큰 단점으로 지적되는 환각 현상을 그동안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상용화로 검증된 포티투마루의 정답엔진 ‘QA42’로 해결할 수 있었다. 특히, 다른 기술과의 융합을 통해 환각 현상을 해결할 수 있었는데 20여년 간의 경험이 빛을 발했다고 생각한다.
Q. 매출이 최근 계속 늘어나는 것으로 파악된다. 비결은.
A. 우리는 이미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의 상용화 사례들을 보유하고 있다. 은행, 증권, 보험, 카드와 같은 금융 분야를 비롯해 전자, 통신, 자동차, 엔지니어링, 커머스, 미디어 등의 전문 분야에 AI 기술을 성공적으로 융합했다. 법률, 교육, 헬스케어 등 전 산업 분야로 플랫폼을 확장 중이다. 품질과 성능을 고객사가 알아봐주고 계속 써줘서라고 본다.
최근 AI 분야가 워낙 핫하다 보니 상용화하는 데 무리가 있는 원천 기술만 갖고 프리 세일즈하는 곳이 많고, 심지어는 다른 데 있는 기술을 가져다 본인들 기술인 양 마케팅하는 곳도 있다. 그러다 보니, 개발 완료 후 품질 평가를 통과하지 못했다거나 심한 경우에는 프로젝트 진행 중에 퇴출당하기도 한다. 우리는 한번 프로젝트를 한 고객들이 2차, 3차, 연이어서 보다 더 혁신적인 AI 프로젝트들을 함께해오고 있다. 우리 솔루션에 대해 그만큼 인정한다는 방증이라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다.
Q. 투자 유치 실적, 상장 계획 여부 등도 궁금하다.
A. 챗GPT로 인해 촉발된 생성형 AI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우리를 향한 관심도 커지는 것 같다. 2017년 하반기 본사업을 시작하면서 네이버 계열 스프링캠프를 통해 시드 투자를 받았다. 이후 시리즈A에서는 KDB산업은행, IBK기업은행, 하나금융그룹 등으로부터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다. 우버 등을 발굴한 테크스타(Techstars)도 주주다. 현재는 시리즈B를 준비 중이고, 한국투자증권과 DB금융투자를 공동주관사로 IPO도 계획하고 있다.
해외 진출 역시 준비 중이다. 기술력 하나만큼은 어딜 내놔도 자신이 있다. 영국에 법인이 있어,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국, 스웨덴을 시작으로 코로나19로 멈췄던 해외 사업을 재개하고 있다. 또, 글로벌 기업 대상 소프트웨어 기반의 신규 서비스(B2B2C)도 준비 중이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테크스타를 비롯해서 영국 기관, 런던시장 직속 기관, 영국 대사관, KOTRA 등의 지원도 많이 받고 있다.
Q. 앞으로 어떤 회사로 기억되길 바라는지.
A. 솔직하게 돈 버는 AI 1세대(웃음)?
사실 자본력으로 무장한 글로벌 IT 기업들과의 싸움이 두렵기는 하다. 그렇지만 처음 포티투마루를 시작할 때도 무모한 도전이었듯이 그 마음가짐 그대로, 글로벌 유니콘을 넘어 데카콘이 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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