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거래 코인 41종, 직접 중개 역할도…‘꾼’ 수준”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거래한 코인은 무려 41개였으며 수수료를 받는 중개 역할도 20차례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4개의 가상화폐 지갑을 분석한 결과 생성일부터 현재까지 2년여간 3000건에 달하는 거래 내역이 담겨 있었고, 지갑에 있는 50여개의 코인 중 41종의 코인을 김 의원이 직접 거래하며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2일 S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직접 거래한 코인 41개 중 36개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기준 시가총액 1억 달러 이하, 순위로는 244위 미만의 이른바 ‘잡코인’들이었다. 갓 출시된 클레이페이 코인을 30억원어치 매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한두 곳의 코인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거나 상장 전 개인 간 또는 사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블록체인 전문가의 분석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코인에 많은 돈이 흘러 들어간 만큼 코인 개발자 등과 깊이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동환 가상화폐 컨설팅 업체 대표는 “어떤 사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상장 주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여기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단순 투자를 넘어 ‘LP’라고 불리는 일종의 개인 중개소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LP는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은 코인들을 대규모로 확보해 이 코인을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교환해주는 역할을 말한다.
거래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차례에 걸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클레이와 마블렉스, 메타콩즈 등을 교환해 가도록 했다.
김 대표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는 거래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이 떨어지는데, 가령 수십억원의 LP가 들어와서 이 코인을 계속 바꿔주면 사실상 업비트·빗썸에 상장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위험성 높은 코인들을 20차례나 중개한 것은 분명히 이례적이며, 이른바 ‘꾼’으로 불릴만한 높은 가상자산 지식과 오랜 투자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한편 김 의원의 가상자산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에 나선 민주당 자체 조사단은 “김 의원이 4개의 계좌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등의 조사 상황을 12일 국회에서 당 지도부와 공유했다.
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드머니(종잣돈)가 어떻게 조성됐는지가 관심 사안인 만큼 그것(의 규명)까지 나가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의 정확한 매수·매도 시점에 대해서는 “검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이 코인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이벤트나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 보유자에게 투자 비율 등에 따라 신규 코인을 무상으로 주는 방식인 ‘에어드롭’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들은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다만 프로모션 성격으로 지급된 코인인 만큼 사안의 본질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이 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했을 때 평가액이 최대 100억원 상당이었다는 보도에 대해 김 부총장은 “자료가 생각보다 방대해 그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이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의원의 코인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 판단하에 처리하도록 통보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가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대표적인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코인이었던 만큼 게임 업계의 입법 로비와 관련돼 있는지를 확인했느냐는 물음에는 “확인한 게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당 윤리감찰단이 감찰하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여부는 조사단이 아닌 윤리감찰단에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회의 도중 국회 안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코인 거래를 했다”고 당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축의금 100만원 한 친구, 돌려주고 싶어요” [사연뉴스]
- ‘시흥 임대아파트 칼부림’ 중국 교포 구속…“도주 우려”
- ‘문재인입니다’ 관람한 文 내외…관객들과 셀카 촬영도
- 헬스장女 몰래 찍어 공유…강남구 청원경찰, 직위해제
- 김남국 “코인 자금 출처? 하늘서 떨어진 돈 없다”
- ‘광명 세 모자’ 살해 40대 가장 무기징역…“범행 잔혹”
- 민주당 국회의원 아들, 200억원대 사기 혐의 검찰 수사
- “이제는 안 아팠으면” 스쿨존 참변 아버지의 눈물
- FIU가 직접 밝힌 ‘김남국 코인’이 의심스러운 이유
- 어린이집에서 2살 여아가 사라졌다…4차선 도로에서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