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거래 코인 41종, 직접 중개 역할도…‘꾼’ 수준”

권남영 2023. 5. 13.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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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국 의원, 상임위원회 회의 도중 가상화폐 거래 의혹. SBS 보도화면 캡처


수십억원대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직접 거래한 코인은 무려 41개였으며 수수료를 받는 중개 역할도 20차례나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 소유로 추정되는 4개의 가상화폐 지갑을 분석한 결과 생성일부터 현재까지 2년여간 3000건에 달하는 거래 내역이 담겨 있었고, 지갑에 있는 50여개의 코인 중 41종의 코인을 김 의원이 직접 거래하며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12일 SBS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직접 거래한 코인 41개 중 36개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기준 시가총액 1억 달러 이하, 순위로는 244위 미만의 이른바 ‘잡코인’들이었다. 갓 출시된 클레이페이 코인을 30억원어치 매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김남국 코인 보유 논란. SBS 보도화면 캡처


한두 곳의 코인 거래소에만 상장돼 있거나 상장 전 개인 간 또는 사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코인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는 게 블록체인 전문가의 분석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신생 코인에 많은 돈이 흘러 들어간 만큼 코인 개발자 등과 깊이 연관된 것 아니냐는 추측도 나온다.

김동환 가상화폐 컨설팅 업체 대표는 “어떤 사설 거래소에서 거래되는 비상장 주식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며 “(여기에 투자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매체에 말했다.

단순 투자를 넘어 ‘LP’라고 불리는 일종의 개인 중개소 역할을 한 정황도 포착됐다. LP는 거래소에 등록되지 않은 코인들을 대규모로 확보해 이 코인을 사람들에게 수수료를 받고 교환해주는 역할을 말한다.

김남국 코인 보유 논란. SBS 보도화면 캡처


거래 내역에 따르면 김 의원은 20차례에 걸쳐 자신이 가지고 있던 클레이와 마블렉스, 메타콩즈 등을 교환해 가도록 했다.

김 대표는 “거래소에 상장되기 전에는 거래 자체가 안 되기 때문에 가치가 상당이 떨어지는데, 가령 수십억원의 LP가 들어와서 이 코인을 계속 바꿔주면 사실상 업비트·빗썸에 상장된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위험성 높은 코인들을 20차례나 중개한 것은 분명히 이례적이며, 이른바 ‘꾼’으로 불릴만한 높은 가상자산 지식과 오랜 투자 경험이 있어야 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민주당 조사단, 김남국 계좌 4개·에어드롭 방식 코인 수령 사실 확인

한편 김 의원의 가상자산 관련 의혹의 진상 규명에 나선 민주당 자체 조사단은 “김 의원이 4개의 계좌에 가상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는 등의 조사 상황을 12일 국회에서 당 지도부와 공유했다.

조사단 팀장인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시드머니(종잣돈)가 어떻게 조성됐는지가 관심 사안인 만큼 그것(의 규명)까지 나가는 게 1차 목표”라고 밝혔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의 정확한 매수·매도 시점에 대해서는 “검증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말을 아꼈다.

김 의원이 코인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이벤트나 마케팅 차원에서 코인 보유자에게 투자 비율 등에 따라 신규 코인을 무상으로 주는 방식인 ‘에어드롭’으로 코인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정확한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복수의 지도부 관계자들은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받은 것은 사실이라고 연합뉴스에 전했다. 다만 프로모션 성격으로 지급된 코인인 만큼 사안의 본질과는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코인' 진상조사단장인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의 '김남국 코인' 진상조사단 회의에 참석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김 의원이 코인을 가장 많이 보유했을 때 평가액이 최대 100억원 상당이었다는 보도에 대해 김 부총장은 “자료가 생각보다 방대해 그 규모를 파악하기에는 이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김 의원의 코인 매각 여부에 대해서는 “본인 판단하에 처리하도록 통보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가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발행한 대표적인 P2E(Play to Earn·플레이로 돈 벌기) 게임 코인이었던 만큼 게임 업계의 입법 로비와 관련돼 있는지를 확인했느냐는 물음에는 “확인한 게 없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중 코인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당 윤리감찰단이 감찰하는 상황에서 이해충돌 여부는 조사단이 아닌 윤리감찰단에서 들여다보기로 했다. 김 의원은 “상임위 회의 도중 국회 안 휴게실이나 화장실에서 코인 거래를 했다”고 당에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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