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영미 원정출산이 맞을까 [하재근의 이슈분석]
최근 안영미 원정출산 의혹 논란이 벌어졌다. 안영미가 4월에 고정 출연 중이던 MBC '라디오 스타'와 MBC FM4U ‘두시의 데이트 뮤지, 안영미입니다’에서 하차했고, 이달 4일 신봉선의 유튜브 채널 ‘ㄴ신봉선ㄱ’에서 출산을 앞두고 미국으로 떠날 예정이라고 공표했다.
그리고 신봉선이 배냇저고리를 건네며 눈시울을 붉히자 안영미는 “(미국에) 아주 가는 것도 아닌데 뭘”이라며 출산 후 귀국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이것이 ‘미국에서 단지 아이만 낳고 돌아온다’는 말로 받아들여지면서 원정출산 논란이 터졌다.
원정출산은 자녀에게 미국 국적을 갖게 해 특혜를 누리도록 하면서 한국인으로서 져야 할 책임은 면하게 만드는 행위다. 이런 일들이 만연하거나 용납되면 국가기강이 흔들린다. 특히 군대 문제 때문에 더 예민할 수밖에 없다. 사회지도층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서 우리나라의 사회적 신뢰가 많이 추락하기도 했다.
이렇게 문제가 큰 것이 원정출산인데 안영미가 바로 그런 사례라고 인식되다보니 날선 비난들이 나왔다. 심지어 일부 매체도 안영미가 원정출산한다는 식으로 기사를 내기도 했다.
결국 12일에 안영미 소속사는 “안영미, 심지어 뱃속에 있는 아이에 대해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악성 댓글이 달리고 있으며, 커뮤니티와 SNS 등을 통해서도 허위 사실들이 유포되고 있다”며 “더 이상 좌시하거나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해 이들을 향한 선처 없는 강력한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렇게 사태가 심화된 것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것이 원정출산 이슈라고 규정됐기 때문이다. 원정출산이 중대하고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강하게 반응한 것이다.
바로 그 첫 단추가 잘못됐다. 처음부터 원정출산 이슈라고 단정한 것이 문제였다. 안영미 사례는 원정출산이라고 단정하기 힘들다. 안영미는 남편과 출산의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서 간다고 한다. 미국에 연고가 없고 갈 일이 없는데 단지 아이를 낳기 위해서만 가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남편이 아이 낳을 때 국적 주려고 편법으로 미국에서 대기한 것도 아니고, 이 집안이 갑자기 미국에 일을 만든 것도 아니며, 원래 미국에서 직장 다니면서 살고 있었다고 한다. 남편은 직장인이라서 한국으로 오기 힘든 반면 안영미는 프리랜서이므로 안영미가 가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른 추정도 가능한데 이렇게 다양한 추정이 가능할 땐 단정하면 안 된다.
일부 누리꾼은, “과연 아빠가 베트남, 필리핀에 있었어도 그 나라 가서 출산했겠느냐”라고 반문했는데 이건 모르는 일이다. 안영미 속에 어떤 마음이 있는지 누가 알겠는가? 그러므로 이런 논리로 원정출산이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중요한 건 안영미의 마음이 아니라, 미국에서 살고 있는 남편과 출산을 함께 하러 간다는 외적인 조건이다. 예컨대 병역 조건이 안 돼서 면제 받은 사람에게, 그 사람 속마음을 예단하면서 병역기피자라고 비난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한편 일각에선 현행법상 미국에서 출산한다 하더라도 아들일 경우엔 어차피 병역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에 원정출산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왔다. 원정출산으로 외국 시민권을 얻은 자라도 병역 의무를 마치지 않으면 한국 국적을 버릴 수 없도록 한 2005년 개정 국적법 때문이다. 하지만 원정출산으로 기대할 수 있는 이익이 단지 병역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병역 이행 가능성만으로 원정출산이 아니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결국 다시 말하지만 미국에 살고 있는 남편을 만나러 가는 것이라서 원정출산이라고 하기 힘들다는 게 핵심이라는 이야기다. 미국에 남편이 사는데 만나러 가선 안 된다는 법은 없다. 아이 낳을 때 부부가 함께 하고 싶다는 것도 인지상정이다. 그러므로 원정출산 단정은 과도해 보인다.
글/ 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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