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저격! 승리욕 끓던 오재원, 이젠 해설가다 [기자수첩-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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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 시절 끓는 승리욕으로 홈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오재원(38)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놓고 뱉은 말이다.
유니폼을 벗고 은퇴한 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오재원은 지난 1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찬호에 대해 "코리안 특급, 그 분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 얘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빛내고, 코리안특급이란 말의 창시자인데,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응원했던 그 마음을,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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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정 가감 없이 표현한 것 자체 받아들여도 ‘국민’ 운운 맥락도 맞지 않아
하루 뒤 “질책 받겠다” 머리 숙여..선수 출신의 어엿한 해설가다운 언행 보여줘야
“국민들이 새벽에 일어나 응원했던 마음을, 그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선수 시절 끓는 승리욕으로 홈팬들로부터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오재원(38)이 ‘코리안 특급’ 박찬호를 놓고 뱉은 말이다.
유니폼을 벗고 은퇴한 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오재원은 지난 11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박찬호에 대해 “코리안 특급, 그 분을 너무 싫어한다. 이제 일반인이니 얘기할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빛내고, 코리안특급이란 말의 창시자인데, 국민이 새벽에 일어나서 응원했던 그 마음을,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찬호 해설에 대해 “바보로 만든 선수가 한두 명이 아니다. 그에 대한 책임은 져 본적이 없는 듯하다. 해설을 해보니 말의 중요성이 크다. 아닌 걸 아니라고 얘기하는 사람이 없다. 그건 아니다”라고 했다.
오재원 해설위원이 왜 박찬호를 싫어하는지 추측은 할 수 있다.
선수 시절 결정적 사건이 하나 있었다. 지난 2012년 8월7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박찬호 투구에 파울을 쳤고, 그 타구가 자신의 발목을 강타했다. 당시 오재원은 통증을 호소했다. 이를 놓고 박찬호는 2014 인천아시안게임 해설 당시 “파울로 판정 받기 위한 오재원의 액션”이라고 주장했다.
명백한 박찬호의 오해였다. 이후 박찬호는 방송을 통해 사과했다.
또 박찬호가 해설을 하면서 선수들을 향해 내리는 평가에 대해 불편할 수 있는 말들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오재원 개인적인 감정뿐만 아니라 동료나 후배들을 대변한 성질도 있는 유튜브 채널 인터뷰다.
그러나 박찬호를 저격하는 과정에서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 ‘국민’이다. 맥락상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모르는 것 같다’는 멘트는 어리둥절하게 한다. 개인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한 것을 놓고 무조건 비판할 수 없지만, 갑자기 국민을 운운하며 마치 박찬호가 국민들에게 잘못한 것 같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한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 박찬호 해설 스타일에 대한 지적만 날카롭게 했다면 일부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지 몰라도 국민을 운운해 거센 질타를 불러왔다.
물이 엎질러진 뒤 오재원은 해명의 글을 통해 '국민'이라는 표현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이번 일에 대한 비난과 질책을 피하지는 않겠다"며 "말을 하기 전,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뼛속 깊이 새기겠다"고 반성했다.
선수 시절 승리욕에 불타 흥분하는 경우가 많았던 오재원은 이제 냉철하게 상황을 짚고 해석해서 시청자들에게 전달해야 하는 해설위원이 됐다. 현역 선수가 아닌 일반인이라는 그의 표현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더 무게를 둬야 할 쪽은 어엿한 선수 출신 해설위원이다. 말의 정확성과 메시지의 중요성을 느껴야 하는 자리다.
뱉는다고 다 말이 아니다. 어떤 위치와 상황에서 어떻게 뱉느냐에 따라 촌철의 메시지가 될 수도 있다. "뼛속 깊이 새기겠다"며 반성한 해설가 오재원의 성숙된 언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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