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려도 알아서 근무? 아프면 쉴 권리는…

코로나19 2급→4급 격리지원 종료
아프면 쉴 권리도 후퇴 가능성

정부가 사실상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 주기적 유행)을 선언하면서 남아있던 방역 지침도 대부분 해제됐다. 감영병 위기경보 단계도 오는 6월부터 '심각'에서 '경계'로 내려간다.

문제는 '아프면 쉴 권리'다. 코로나19 위기단계가 하향 조정될 경우 정부가 그간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지원했던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가 종료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정부는 11일 조속한 일상 회복을 위해 확진자에게 부과되던 7일간의 격리 의무를 5일 권고로 전환했다. 코로나19 법정 감염병 등급(2급→4급)은 이르면 내달 하향 조치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2급에서 4급으로 전환하는 시기는 1~2달 정도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단 생활지원비와 유급휴가비 등 일부 격리지원은 유지된다. 현재 확진자 중 기준중위소득 100% 이하 1인 가구는 생활지원비로 10만원(2인 이상 15만원)을 받을 수 있다. 30인 미만 사업장은 유급휴가비(1일 4만5000원, 최대 5일)를 지원받는다.

하지만 감염병 등급이 2급에서 4급으로 조정되는 시점부터 지급하지 않는다. 지난 3월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위기단계 조정 로드맵'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 위기단계를 1단계·2단계로 나눠 일상적 관리체계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데, 감염병 등급 조정(2급→4급) 전환되는 2단계가 되면 생활지원비·유급휴가비는 격리 권고 전환에 따라 종료된다.

다만 정부는 아프면 쉬는 문화 정착을 위해 기관별 자체 지침을 마련해 시행하도록 지속적으로 독려할 계획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각 사업장에서 유급휴가나 재택근무를 제도화해 자체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준비를 해줄 것을 당부한다"며 "특히 복지부에서는 상병수당 관련 시범사업도 하고 있기에 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병수당은 근무자가 업무 관련 없는 질병·부상으로 치료를 받는 기간 동안의 소득을 보전해주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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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부의 당부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실제 코로나19 이후 정착한 것으로 보였던 재택근무 문화는 이미 '말짱 도루묵'이 되는 모양새다. 실내외 마스크착용 의무가 차츰 해제되는 등 일상 회복 분위기가 짙어지자 카카오, 야놀자, 포스코 등은 재택근무에서 출근제로 전환했다.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인식 역시 아직 제도화되지 않은 만큼 후퇴할 가능성이 크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그는 ""격리 의무라고 하는 것이 어떻게 보면 법적으로 휴식을 보장해 주는 의미 있었다"며 "그런데 격리 의무가 법적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이 되면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조금 불편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