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김진표 의장과 '협치' 한목소리…여야 원내대표 만나면 "가겠다"
尹 "한미동맹 70주년 결의안 통과 감사"
金 "대통령의 나라 위한 결단에 경의를"
만찬 메뉴는 화합의 구절판·탕평채 등
윤석열 대통령은 12일 국회의장단과 만찬을 같이 하며 최근 한미·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하고, 집권 2년 차 '개혁 과제'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위해 국회 차원의 초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김 의장은 윤 대통령에게 여야 원내대표 등과의 만남을 제안했고, 윤 대통령은 "제가 가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만찬에는 김진표 국회의장과 김영주·정우택 국회부의장, 이광재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국민의힘 소속 정 부의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더불어민주당 측 인사다. 김 의장은 민주당 소속이었지만 '국회의장 당적 보유 금지'(국회법 제20조)에 따라 현재 무소속 상태다. 대통령실에서는 조태용 국가안보실장, 이진복 정무수석, 김은혜 홍보수석, 전희경 정무1비서관이 자리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지난 4월 미국 국빈 방문 중 국회의 한미동맹 70주년 결의안 통과가 큰 도움이 됐다"며 "이를 이끌어주신 김 의장님에게 감사하다"고 김은혜 홍보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참석한 의장단에게 한미·한일 정상회담 성과를 공유한 뒤 "김 의장과 김·정 부의장이 한미동맹과 한일 관계 개선이 미래 세대에 큰 힘이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 의장은 윤 대통령의 나라를 위한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한미, 한일 동맹은 대한민국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 한일 의원 연맹에 이어 조만간 구성될 한미 의원 연맹이 변화하는 세계 질서에 대처하는 시스템 외교로 진화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 또한 공감의 뜻을 표했다.
김·정 부의장은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는 반드시 성공해야 할 국가적 과제로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모든 의원들의 힘을 모아 유치 성공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2년 차 국정은 국민들께서 변화를 체감하실 수 있도록 개혁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려 한다면서 "국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이다. 최근 전세 사기와 각종 금융 투자 사기로 서민과 약자들의 피해가 큰 만큼 국회에서 세심하게 챙겨달라"고 했다.
이에 김 의장은 "대화와 타협을 통한 여야 합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본다. 이 같은 변화와 민생의 길을 열어 나가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양당 원내대표와 이달 말 새로 선출될 상임위원장단을 대통령께서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희망한다"고 했고, 윤 대통령도 "좋은 제안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가도록 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대한민국 민생을 살리는데 여야가 따로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대한민국을 변화의 길로 이끄는데에 정부와 국회가 함께 노력하자"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상징색인 붉은색 계열이 아닌 하늘색 넥타이를 맸는데, 협치 의지를 표현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10일 국회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과 같은 달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도 하늘색 넥타이를 착용했었다.
이날 만찬 테이블에는 '화합'을 상징하는 구절판과 탕평채, 민어회, 세발낙지 숯불 양념구이, 한우 갈비찜, 한우숯불 불고기, 더운채소, 민어탕, 한과, 과일, 식혜 등이 올랐다. 3시간 넘게 진행된 만찬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과 국회의장단은 만찬에 앞서 청와대 녹지원에서 10분가량 '스탠딩 차담회'를 열어 인사를 나눴다.
윤 대통령은 차담을 위해 준비된 오렌지 주스를 보고 웃으며 "카메라가 있으니까 이것도 건배해야 되나"라며 농담을 던졌다.
이광재 사무총장은 날씨 이야기가 나오자 "이때가 좋고, 가을이 좋고, 겨울에 눈 왔을 때가 좋다"라고 했다. 이진복 정무수석이 "다 좋네 그러면"이라고 하자, 참석자들은 모두 웃음을 터트렸다.
윤 대통령이 이 총장에게 "2004년에 국회 진출을 하지 않았나. 1년 조금 더 (청와대에) 계셨던 거네요"라고 말했다. 이 총장은 2003년 노무현 정부 시절 38세 때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냈고, 2004년 17대 총선 당시 태백·영월·평창·정선에서 출마해 금배지를 달았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8월 19일 국회의장단을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해 만찬을 진행했다. 같은 해 5월 24일에도 박병석 당시 국회의장 등과 만찬 회동을 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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