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억 몰빵, 상임위 중 거래, 무상코인’…난감한 김남국
무상 코인 받는 ‘에어드롭’ 의혹도
민주 진상조사단 가동…金 “문제 없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거액 가상화폐 보유 관련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직무 태만 논란을 넘어 미공개 정보가 없다면 하기 힘든 ‘몰빵’ 투자 관련 의혹, 이해 당사자로부터 가상화폐를 무상 제공받는 형태의 ‘입법 로비’ 의혹까지 겹쳤다.
관련 보도는 김 의원이 보유한 60억원 이상의 가상화폐에 대한 검찰 수사와 이해 충돌 논란을 시작으로 자금 출처 의혹까지 번졌다. 업체 측이 신규 코인을 제공하는 ‘에어드랍’으로 코인을 확보했다는 지적과 전국민이 애도했던 이태원 참사 시기 관련 보고를 받는 국회 상임위 도중 투자가 이뤄진 정황도 나오면서 사태가 심각해지는 양상이다.
김 의원의 투자를 볼 때 이해 관계자에 가깝다는 전문가 시각도 나왔다.
가상화폐 업계의 김동환 원더프레임 대표는 12일 C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이 지난해 2월 15일 위믹스 코인 30억원 정도를 클레이페이에 투자했는데, 이 코인 자체가 설계된 날짜가 1월 17일”이라며 “검색이 안 될 만큼 마이너한 코인에 30억원을 넣는 건 설명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게임업계의 ‘P2E’(Play to Earn·게임 속 재화를 가상자산으로 현금화하는 개념) 합법화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도 의심하고 있다. 지난 대선 당시 후보였던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P2E 규제 완화를 언급했던 점도 끄집어냈다. 김 의원은 이 대표 측근으로 꼽힌다.
하태경 의원은 “김 의원은 국회의원이 내 코인 폭등시키려고 코인 회사의 종노릇을 하고 있었던 셈”이라고 비판했고, 김웅 의원은 “지금으로서는 로비설이 여러 거짓말을 설명할 수 있는 강력한 가설”이라고 공세를 폈다.
파장이 확산하자 민주당은 김 의원에 대한 감찰을 실시하고 진상조사단의 조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김 의원에 대해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했다. 사실상 징계 전 단계다. 진상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국회의원이 상임위 도중 사익을 추구한 행위를 한 것 자체만으로도 선을 넘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당의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위기감도 묻어난다.
앞서 김 의원은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 보고를 받은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법제사법위원회 회의 도중 가상화폐 거래를 했던 것으로 나타났고,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 도중에도 거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청문회에서 김 의원은 한 후보자 딸의 입시 의혹과 관련해 ‘이모(씨) 교수’를 친척인 ‘이모’로 착각하는 발언을 했다가 논란이 됐다. 이를 두고 김 의원이 코인 거래에 몰두하다가 엉뚱한 말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이날 김 의원이 일부 가상화폐를 ‘에어드랍’ 방식으로 무상 지급받은 사실이 있다고 지도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드롭이란 코인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투자자에게 무상으로 신규 코인을 주는 것이다. 로비 정황으로 해석할 여지도 있어 진상조사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만 김 의원은 국회의원 로비가 아닌 일반 투자자 조건에 따라 제공받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한다.
진상조사단은 또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의 가치 평가가 100억원이 넘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달했다고 한다.
당내 여론도 “국민 정서상 박탈감을 일으키는 문제”라며 악화하는 분위기다. 이동학·박성민·권지웅 등 민주당 최고위원 출신 청년 정치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언론보도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의원직 사퇴까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임위가 돌아가는 중간에 단타를 쳤다면 국가 이익을 우선하지도 않았고 직무를 성실해 수행한 것과 거리가 멀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 거취에 대해선 “본인이 결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여당도 김 의원을 강하게 몰아세우고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김 의원은 해명마다 거짓말로 밝혀지고, 민주당에서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강제 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김 의원을 코인계의 황제라 불러야 할 것 같다”며 “현란한 투자 기술은 가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조롱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이날 한국갤럽이 발표한 여론조사(9~11일)에서 20·30세대에서 지난주보다 급락했다. 민주당은 18~29세에서 19%, 30대에서 33%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5월 첫째주 조사 결과인 18~29세 31%, 30대 42%와 비교하면 각각 12%포인트, 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한편 김 의원은 각종 의혹에 대해 “명확하게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하늘에서 떨어진 돈, 굴러 들어온 돈은 하나도 없고, 공개하면 모든 게 투명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다만 상임위 중 코인을 거래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확인이 안 돼서 거래 내역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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