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말, 스위스 제네바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워치메이킹의 중심지인 스위스 제네바에서 매년 개최되는 대규모 시계 박람회 ‘워치스 앤 원더스’가 열렸기 때문이다.
<코스모폴리탄>
도 이를 취재하기 위해 제네바로 향했다. 워치메이커들의 뜨거운 열정이 가득했던 그곳에서 만난 뉴 워치들을 소개한다.
코스모폴리탄>
「 cartier 」
까르띠에는 전통적으로 시간을 선형적인 것이 아닌, ‘순환하는 것’으로 생각해왔다. 이 때문에 메종의 헤리티지를 끊임없이 재해석해 진화시켜온 것이다.
워치스 앤 원더스 2023에서 만난 까르띠에의 뉴 워치들 역시 메종의 이러한 비전을 담고 있었다.
하이 주얼러가 만든 워치는 역시 달랐다. 워치들이 공개된 순간 현장에 있던 모든 에디터가 탄성을 자아냈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까르띠에 프리베 컬렉션은 고유 번호를 부여한 리미티드 에디션 워치를 통해 메종의 전설적 모델을 기념하고 탐험하는 컬렉터를 위한 컬렉션이다.
올해는 1917년 탄생한 최초 버전을 새롭게 해석한 탱크 노말을 만날 수 있었다. 까르띠에 워치 메이킹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스켈레톤 워치도 소개됐는데, 얇고 정제된 형태를 더욱 발전시킨 산토스 뒤몽을 특히 주목해야 한다. 이 밖에 얇아진 케이스로 착용감이 더욱 훌륭해진 탱크 아메리칸 등 탱크 시리즈를 한층 강화했고, 산토스 뒤몽 및 산토스의 새로운 베리에이션도 추가됐다. 워치메이킹과 주얼리의 조화로 탄생한 탱크 주얼리 워치, 메종을 상징하는 팬더 모티브의 라 팬더 드 까르띠에, 새로운 비율로 선보이는 베누아 워치 그리고 클래쉬 주얼리를 재해석한 클래쉬 [언]리미티드 워치 등 주얼러의 섬세한 감각이 더해진 특별한 워치들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 bulgari 」
2012년에 탄생한 불가리의 아이코닉 워치 옥토. 판테온과 같은 고대 로마 건축물의 옥타곤 형태에서 영감을 얻은 팔각형의 워치는 불가리의 영원한 도시 로마를 오마주하는 동시에 이탈리아의 예술적 감성을 보여주는 오브제다. 새로운 옥토 로마 컬렉션은 오토매틱 워치에서부터 크로노그래프, 투르비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옵션으로 제안됐다. 시침, 분침, 초침을 이루는 스리 핸즈와 날짜를 갖춘 41mm의 옥토 로마 오토매틱은 42시간 파워 리저브 가능한 인하우스 칼리버 BVL 191이 동력을 제공한다. 높은 가독성을 갖춘 다이얼에 새겨진 작은 피라미드 패턴은 역사적인 스위스 오트 오를로제리 모티브를 이탈리아 스타일의 디자인과 조화롭게 결합하는 동시에 빛과 어우러지며 워치에 입체감과 풍성함을 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블루, 화이트, 앤트러사이트의 3가지 컬러로 다이얼을 제안해 취향에 따라 선택 가능하다. 또한 올해 처음 공개된 옥토 로마 크로노그래프는 중앙의 초침과 30분 카운터, 12시간 카운터와 함께 크로노그래프 기능을 갖추고 있어 경과된 시간을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다. 날짜 창은 4시와 5시 방향 사이에 위치하며, 3시, 6시, 9시 방향에 자리한 3개의 선버스트(Sunburst) 다이얼을 통해 빠르고 직관적으로 크로노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다. 스위스 메이드 인하우스 기계식 무브먼트인 칼리버 BVL399가 탑재됐다.
「 Chanel 」
샤넬의 워치 공간에 들어서자 하우스 모델 어맨다 산체스가 프레스를 맞이했다. 그를 본뜬 마네킹을 설치한 것인데, 마네킹은 모두 샤넬의 아이코닉 워치를 착용하고 있었다. 워치스 앤 원더스 2023을 위해 샤넬의 워치메이킹 크리에이션 스튜디오는 SF와 시공간 여행에서 영감을 얻은 샤넬의 워치 월드 ‘인터스텔라’를 창조했다.
픽셀, 인쇄회로 기판, 인광 효과, 별 형태의 참 장식, 3D 로봇 등 우주와 공상 과학 모티브를 이용해 J12, 프리미에르, 보이프렌드, 코드 코코 워치에 대한 새롭고도 매력적인 해석을 내놓았다. 개기월식 때의 달 모양을 담은 7개의 워치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된 J12 이클립스 박스 세트, 블랙 이브닝드레스 차림의 앙증맞은 코코 샤넬 캐릭터가 칼리버 12.1로 구현된 마드모아젤 J12 코스믹, 메종의 아이콘 카멜리아 모티브가 더해진 까멜리아 X-RAY 프리미에르 워치, 가브리엘 샤넬의 별자리인 사자자리에서 영감을 얻은 아름다운 탁상시계 리옹 아스트로클락 등 샤넬의 위대한 헤리티지와 아이콘이 녹아든 워치들이 밤하늘의 별처럼 쏟아져 내렸다. 반짝이는 블랙 래커 다이얼에 별 모양의 러키 참이 달린 럭키 스타 프리미에르와 다이아몬드가 파베 세팅된 하이퍼 럭키 스타 프리미에르는 여자들이 실생활에 착용하고 싶은 욕망을 불러일으킬 만큼 매력적이었다. 황금비로 만들어져 완벽성이 느껴지는 워치를 감상하고 부스를 나올 때, 마치 가브리엘 샤넬과 샤넬 메종의 미학이 가득 채워진 미지의 우주 공간을 탐험하고 현실 세계로 돌아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 Chopard 」
쇼파드는 이번 워치스 앤 원더스 2023을 통해 지속 가능한 럭셔리를 메종의 비전으로 선포했다. 2023년 말까지 메종의 독자적 소재인 루센트 스틸을 전 스틸 모델의 8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인데, 루센트 스틸은 2019년 론칭한 알파인 이글 컬렉션에 처음으로 도입돼 주목을 받은 재활용 스틸 소재다(쇼파드는 재활용 스틸로 시계를 만든 최초의 브랜드로 기록됐다). 또한 2025년까지 이 수치를 90%로 높일 계획. 2013년부터 100% 공정 채굴 방식으로 얻은 윤리적 골드만을 사용하고 있는 것에 더해 지속 가능한 럭셔리 산업을 위한 또 하나의 새로운 목표를 수립한 것이다.
이러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강한 의지로 탄생한 뉴 워치들의 면면 또한 인상적이다. 그중 샐먼 컬러 다이얼이 매력적인 루센트 스틸 합금으로 만든 36.5mm 케이스 및 크로노미터 인증 무브먼트를 결합한 우아한 맨즈 워치 L.U.C 1860과 역사상 가장 작은 사이즈로 선보인 25mm의 앙증맞은 해피 스포츠는 프티 워치를 사랑하는 여성들의 마음을 두드릴 것으로 보인다.
「 HERMĒS 」
아티스트 클레망 비에유의 작품이 설치된 몽환적 시공간으로 관객들을 초대한 에르메스. 신소재와 최첨단 기술을 이용해 만든 설치물 안으로 들어가니 마치 시계 내부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설치물 사이사이 뉴 워치들이 조각처럼 자리해 있었는데, 스포티한 매력의 에르메스 H08, 우주에서 영감을 얻은 아쏘 쁘띠 룬, 메종의 상징인 말 모티브의 슬림 데르메스 슈발 드 레종드 등 에르메스 메종의 시간에 대한 철학과 장인 정신이 담긴 다양한 뉴 워치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에르메스 워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필립 델로탈이 2021년 디자인한 에르메스 H08은 크로노그래프 모델과 다채로운 컬러 스트랩이 더해진 모델로 만날 수 있었고, 1978년 앙리 도리니의 상상력으로 탄생한 아쏘 워치는 다이얼 위에 다양한 스톤으로 빚어낸 우주가 펼쳐졌다. 이 중 에디터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워치는 2010년 아티스트 브누아 피에르 에머리가 디자인한 실크에 금빛 도트로 말의 신성한 질주를 담아낸 동일한 이름의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은 슬림 데르메스 슈발 드 레종드. 현미경으로 다이얼을 보고 싶을 정도로 미세한 마이크로 스터드가 만들어낸 말의 형상에서 에르메스 장인 정신의 정수를 느낄 수 있었다.
「 gucci 」
1972년부터 컨템퍼러리 워치 컬렉션을 선보여온 구찌는 올해 우주여행을 테마로 하이 워치 컬렉션을 공개했다. 본격적으로 차세대 하이 워치메이킹에 도전한 구찌는 G-타임리스 플래니태리엄, G-타임리스 댄싱 비즈, G-타임리스 문라이트, 구찌 25H, 그립 등 총 5가지 시그너처 라인으로 구성된 컬렉션을 소개하기 위해 프레스들을 제네바에 위치한 한 빌라로 초대했다. 각각의 피스들은 투르비용, 오토매틱 무브먼트, 새로운 퍼페추얼 캘린더를 적용해 하이 워치의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번에 공개된 뉴 워치들은 로고와 같은 구찌 하우스의 상징적 디자인 코드와 예술성, 최상급의 스톤과 장인 정신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는데, 그중 하우스의 디자인 코드가 가장 잘 반영된 피스는 G-타임리스 댄싱 비즈. 생명과 자연에 바치는 찬사를 담은 워치로, 다이얼을 장식하고 있는 하우스의 상징인 황금 꿀벌들이 손목의 미세한 움직임에 따라 날개를 움직이며 빛을 반사한다. 이렇듯 구찌는 개성 넘치는 미학에 최고의 기술력을 결합시키며 자신들만의 유니크한 워치 세계를 구축했다.
「 Montblanc 」
몽블랑의 워치엔 도전 정신이 깃들어 있다. 알프스 산맥과 이를 등정한 산악인들의 눈부신 열정은 언제나 몽블랑의 영감의 원천이 되고 있다. 알프스 산맥의 해발 8000m가 넘는 14개 봉우리와 이를 오른 산악인들에게 헌정한 컬렉션 1858 제로 옥시젠 8000, 몽블랑산의 빙하에서 영감을 받은 1858 아이스드 씨, 몽블랑산에서 영감을 얻은 스타 레거시 컬렉션 등 몽블랑 워치를 착용하는 순간, 위대한 도전과 모험 정신을 느낄 수 있다.
올해 공개된 워치 중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모델은 ‘몽블랑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제로 옥시젠 8000 리미티드 에디션 290’. 2022년, 세계 최단 시간 14좌 완등 기록을 세운 님스다이 푸르자가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 때 착용해 화제가 된 ‘1858 지오스피어 크로노그래프 제로 옥시젠’의 뉴 버전 워치다. 44mm 사이즈의 티타늄 케이스는 급격한 온도 변화에도 뛰어난 내부 김 서림, 산화작용 방지 기능을 자랑한다. 케이스백에는 님스다이 푸르자가 등정했던 14개의 8000m급 봉우리 이름과 높이, 행운을 상징하는 러키 플래그 등이 각인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