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식·특채경찰 덕분에 …지갑 찾은 러시아 관광객들

서울에서 여행 중 거액의 현금이 든 지갑을 잃어버린 러시아 관광객들이 시민과 러시아어 특채 경찰관의 도움으로 무사히 지갑을 찾았다.

12일 서울경찰청 페이스북에는 '여행와서 지갑을 잃어버린 한 관광객. K양심을 맛보고 감동하셨다는데요'라는 내용을 담은 게시물이 올라왔다. 게시물과 함께 첨부된 동영상은 지난달 7일 서울 중구 서소문파출소에서 벌어진 상황을 담고 있다.

서소문파출소 김새별 순경이 지갑을 잃어버린 러시아 여성을 응대하고 있다[이미지출처=서울경찰청 페이스북]

이 영상을 보면 파출소 앞에서 머뭇거리던 외국인 여성 두 명이 안으로 들어간다. 이 여성은 경찰관에게 "내 지갑, 잃어버렸다(my wallet…lost)"라고 더듬더듬 영어로 말한다. 외국인의 말을 들은 경찰은 곧 이 여성의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채고 어느 나라에서 왔는지부터 물었다. "러시아"라는 대답을 듣자 파출소 안에 있던 경찰관의 얼굴이 오히려 밝아진다. 이 경찰관은 지난해 러시아어 특채로 채용된 김새별 순경이었던 것.

러시아어로 자세한 상황 설명이 가능해지자 김 순경은 이 여성이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에서 지갑을 분실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곧 버스 회사에 연락을 취한 김 순경은 버스 기사가 지갑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다. 300만 원이 들어있는 지갑을 무사히 찾았다는 소식을 전해주자 이 여성은 긴장이 풀린 듯 파출소에 주저앉았다.

지갑을 찾은 후 이 여성은 "오래전부터 한국 여행을 꿈꿨는데 만약 지갑 때문에 여행을 끝마쳐야 했다면 속상했을 것"이라며 "(지갑을) 찾아준 경찰관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