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D 매물폭탄 '2라운드'...불안한 동학개미 [증시프리즘]
장기간 주가 우상향, 높은 신용잔고율은 공통점
"CFD 비중 높은 종목 구분 어려워"...불안한 개인투자자
[한국경제TV 박승완 기자]
<앵커>
오늘 증시에선 장초반 하한가를 맞은 종목이 또 발생했습니다.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또 터진 악재인데요.
앞선 사건에 대한 수사와 금융 당국의 대응이 한창인 가운데 닥친 상황이어서 시장이 긴장하고 있습니다. 증권부 박승완 기자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박 기자, 이번엔 어떤 종목입니까?
<기자>
유가증권시장의 신대양제지와 코스닥 상장사 디와이피엔에프(DYPNF)입니다. 신대양제지는 골판지의 원재료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벌이고요. 디와이피엔에프(DYPNF)는 각종 산업 재료를 공정에 맞게 가공하거나 처리(분체이송시스템)를 돕는 엔지니어링업체입니다. 각각의 시가총액은 각각 2,500억, 3,000억 원 남짓이고요.
이 두 종목은 모두 오늘 개장 직후 급락했습니다. 신대양제지는 27%가 넘는 낙폭을(27.5%), 디와이엔에프는 하한가를 직행한건데요. 별다른 악재가 없었는데도 장초반부터 주가가 녹아내렸단 점이 투자자들에겐 데자뷔였습니다. 지난달 24일 터졌던 8종목 급락 사태의 여파일지, 혹은 또다른 충격의 신호탄일지 긴장속에 보낸 하루였습니다.
<앵커>
다행히 추가 급락 종목은 더 발생하지 않았군요. 오늘 하한가 종목도 SG증권에서 매도 물량이 많았다고요?
<기자>
오늘 하한가 종목과 지난달 종목들의 두 번째 공통점입니다. 다만 당시만큼 SG증권발 매물이 집중적으로 쏟아지지는 않았습니다. 신대양제지의 경우 장중 이베스트와 미래에셋, 키움증권 등의 매물이 추가됐고, 마감에 가까워지며 SG증권 비중은 낮아졌습니다. 디와이피엔에프는 장초반 매도 흐름을 끝까지 이어갔고요.
이 두 종목의 차트에서도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을 지울수가 없는데요. 3년 전부터 우상향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됩니다. 세방이나 다우데이타 만큼 급격히 오르진 않았지만 대성홀딩스와 서울가스와는 비슷한 모습을 보이죠. 주주들 사이에서 '또 SG냐', '어쩐지 이유없이 오르더니…'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앵커>
장초반 외국계 증권사 창구에서 대량 매물이 쏟아지는 통에 하한가를 맞았다. 게다가 주가 역시 수년간 야금야금 올라왔기 때문에 CFD 반대매매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지는 상황이군요.
<기자>
이 두 종목의 신용잔고율은 5~7% 수준으로 파악됩니다. 각각 코스피 전체 종목 900여개 중 23위, 코스닥 1600여 개 중 38위입니다. 신용잔고율은 전체 상장된 주식 수에서 신용 거래, 즉 빌린 돈으로 사들인 주식의 비율을 말하는데요. 주가가 내려갈 때 신용을 갚지 못하면 반대매매가 발생하면서 가격이 큰 폭으로 빠질 위험이 있습니다.
앞선 8종목들은 폭락 직전 신용잔고율이 10%대를 기록했었죠. 오늘 두 종목들 역시 추가 하락이 발생할 가능성은 남아 있는데요. 이 중에서도 디와이피엔에프의 경우 오늘 하한가에 62만 주가 넘는 물량이 거래되지 못한채 남아 있습니다. 이것들을 다 소화하기 위해 호가를 더 낮출수 있는 상황인거죠.
<앵커>
통상 5%만 넘어가도 신용잔고율이 높은 편에 속하죠. 다만 그렇다고 반드시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건 아니니 신중하게 살펴봐야 겠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회사는 뭐라던가요?
<기자>
디와이피엔에프는 "반대매매가 이뤄진 것은 맞다"고 설명합니다. 신용 거래 물량이 쏟아진 것을 하한가의 원인으로 지목했는데요. 지분율 2%의 주주가 가진 전체 물량에 해당하는데, 이 주주는 기업 탐방과 콘퍼런스콜에 참가한 바 있는 투자자라는 겁니다. 다만 "CFD(차액결제거래) 때문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실제로 온라인 상에선 본인이 반대매매를 당한 주주라고 주장하는 인물이 등장했습니다. 2020년부터 디와이피엔에프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회사가 저평가 됐다는 판단에 큰 레버리지(차입)까지 사용했다는 건데요. "과욕으로 인해서 이러한 일이 벌어져서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피해를 본 이들에게 사과했습니다. 결국 핵심은 이번 하락이 앞선 8개 종목 사태와 무관하다는 거죠.
<앵커>
추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CFD 사태 이후 주식 시장에서의 불안감이 커진 모습입니다. 위험 종목, 알 방법이 없는 겁니까?
<기자>
거래 구조상 맹점 탓에 확인이 어렵습니다. CFD는 실제 소유자가 개인이라도, 증권사가 주문을 하기 때문이죠. 거래소에선 해당 주문이 CFD 거래인지 아닌지도 알수 없다고 하고요. 거래 경로를 역추적해야 투자자 신분이나 이상거래 징후 파악이 가능합니다.
금융당국이 CFD 전수조사라는 카드를 꺼내든 배경이 여기 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어제 국회 정무위에 출석 "3,400개 모든 CFD 계좌를 들여다 볼 것"이라 말한 바 있죠. 현재 감시 시스템으로는 제2의 SG사태를 막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CFD가 모험 투자 활성화라는 본 취지에서 어긋나 주가 범죄에 이용되는 상황인 만큼 당국의 발빠른 대처가 시급한 상황입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승완 기자 pswan@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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