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공짜로 코인 받은 듯"…의원사퇴도 거론한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거액의 가상화폐 보유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의원에 대해 윤리 감찰을 지시했다. 당 지도부는 같은 날 자체 진상조사단으로부터 현재까지 조사 상황을 보고받았다.
권칠승 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이 대표는 김 의원이 국회 상임위 중 가상화폐 거래를 했다는 언론보도와 관련해 선출직 공직자이자 당의 국회의원으로서 품위 손상 여부 등에 대한 윤리감찰을 긴급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에서 “상임위 중 거래는 국회 윤리 강령에 위배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고 한다. 목감기가 걸려 회의에 참석 못 한 이 대표는 윤리 감찰이 필요하다는 지도부 의견을 전해 듣고 즉각 승낙했다. 한 지도부 관계자는 “일반 공무원도 근무 중 주식 거래가 금지되는데, 상임위 중에 코인 거래는 논란 소지가 있다”며 “국민 정서를 중심으로 봐도 박탈감을 일으키는 문제”라고 말했다. 윤리 감찰은 도덕성 해이 유무만 따지기 때문에 거래 과정에서 불법 여부를 살펴보는 진상조사단보다 결론이 빠를 수 있다.
앞서 일부 언론은 김 의원이 상임위 회의 중 암호 화폐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해 5월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와 11월 이태원 참사 관련 현안 보고를 받은 국회 법사위 회의 당시 코인을 거래했다는 것이다. 올해 3월 법사위 법안심사 소위 도중에도 코인 거래를 한 기록도 추가로 폭로됐다.
전날부터 가동된 민주당 진상조사단은 이날 오후 지도부에 조사 진척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 등에 대해 중간보고를 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에어드롭 방식으로 코인을 받은 것 같다”는 지적도 나왔다고 한다. 에어드롭(Air Drop)은 코인 거래소나 발행회사가 마케팅 차원에서 투자자에게 무상으로 신규 코인을 주는 것이다. 입법 로비의 구체적 정황으로 볼 수 있기에 진상조사단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함께 진상조사단은 “김 의원이 보유한 코인의 가치 평가가 100억이 넘었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다”는 이야기도 전달했다고 한다.
당내 여론은 악화하는 분위기다. 이동학·박성민·권지웅 등 민주당 최고위원 출신 청년 정치인은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언론보도 내용이 전부 사실이라면, 의원직 사퇴까지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상임위가 돌아가는 중간에 단타를 쳤다면 국가 이익을 우선하지도 않았고 직무를 성실해 수행한 것과 거리가 멀다고 보인다”고 말했다. 김 의원 거취는 “본인이 결단할 문제”라고 했다.
여당은 강하게 비판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김남국 의원은 해명마다 거짓말로 밝혀지고, 민주당에서 로비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며 “강제 수사를 통해 의혹의 실체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은 페이스북에 “과거 구태 정치시대에 권력자 양복 호주머니에 돈 봉투 찔러주던 방식에서 벗어나, 온라인 지갑에 가상화폐를 쏴주는 21세기 방식의 새로운 뇌물 제공”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기류 탓인지 이날 발표한 갤럽 여론조사(9일~11일)에서 민주당 지지율은 20·30세대에서 지난주보다 급락했다. 민주당은 18~29세에서 19%, 30대에서 33% 지지를 받았는데 이는 5월 첫째주 조사 결과인 18~29세 31%, 30대 42%와 비교하면 각각 12%포인트, 9%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강보현 기자 kang.bo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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