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인터팬데믹…코로나 끝난 것 아니다" 전문가들 우려
“면역 저하 시기가 돌아오는 6월엔 확진자가 확 늘어나겠죠.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도 매년 나올 겁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코로나19 발생 3년 4개월 만에 정부가 완전한 일상회복 전환을 공식 선언한 가운데 엄 교수를 비롯한 감염병 전문가들은 엔데믹 선언을 팬데믹의 완전한 ‘종식’으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강조한다.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처럼 매년 크고 작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질 것이며 이르면 향후 2~3년 안에 또 다른 팬데믹이 인류를 위협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면역 떨어진 6월, 하루 4만명 확진자 나올 수도
방역당국은 국내에서 우세종이 된 XBB 계열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6월 초 적게는 2만6000명에서 많게는 3만~4만명 수준의 일일 확진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1만5000명~2만명)와 비교하면 2배 수준이다. 엄 교수는 “검사를 받지 않는 숨은 감염자를 고려하면 예상치의 2배 정도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확산 세가 이어지더라도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방역 강화 조치는 불필요하다는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변이에 따라서 환자의 증감은 계속될 것이지만 아직 우리나라 의료가 이걸 충분히 뒷받침할 수 있는 힘이 있어 대응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한림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반인에 대한 방역 조치는 다시 돌아가기 어렵다. 기본적인 개인위생을 제외하고는 고위험군 보호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 교수는 “동네 병원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는데 고위험군이 장시간 머물러야 하는 혈액투석실 같은 곳은 의무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금은 인터 팬데믹 기간…다음 팬데믹 대비해야”
질병청에 따르면 신종감염병 발생 주기는 점점 짧아지고 있다. 2003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시작으로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까지는 각각 6년의 텀이 있었지만 4년 만인 2019년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다음 팬데믹 주기가 짧아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엄중식 교수는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선 인력과 예산이 필요한데 다른 정부 부처에선 코로나19가 다 끝났다고 인식하다 보니 도움을 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염병 대비는 전쟁이 일어나지 않아도 군대를 키우는 것과 같다. 이번에는 기적적으로 막아냈다고 해도 다음 팬데믹에는 다른 국가들처럼 대규모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교수는 “팬데믹 기간 민간 의료기관 동원에 한계가 있다는 점이 반복적으로 확인됐다. 공공 의료기관이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하는 것이 시급한 해결 과제”라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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