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버스터의 에버그리닝, 바이오시밀러 진입 늦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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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신약을 보유한 기업들이 '특허 에버그리닝' 전략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진입을 늦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태권 한국특허기술진흥원 IP협력팀 책임연구원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에서 '바이오의약품 에버그리닝 특허전략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에버그리닝 전략을 위해 제약사들은 먼저 바이오의약품 특허의 최초 등록 시 특허 범위를 넓게 설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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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바이오 신약을 보유한 기업들이 '특허 에버그리닝' 전략을 활용해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진입을 늦춘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태권 한국특허기술진흥원 IP협력팀 책임연구원은 1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코리아 2023'에서 '바이오의약품 에버그리닝 특허전략 분석'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같이 설명했다.
에버그리닝(Evergreening)은 다국적 제약사들이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를 회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전략의 하나다. 통상적으로 미국 등 주요 의약품 시장의 특허는 20년간 보장되고, 연장 제도를 통해 5년까지 특허 존속기간을 늘릴 수 있다. 이후에는 다른 업체들의 바이오시밀러 진입이 가능해져 경쟁으로 인해 약가가 낮아지게 된다. 특허가 존속되는 기간을 늘리는 방식으로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공고히 하는 것이다.
에버그리닝 전략을 위해 제약사들은 먼저 바이오의약품 특허의 최초 등록 시 특허 범위를 넓게 설정한다. 이후 바이오의약품의 세부 용도나 구조, 제제, 제법 등을 추가 또는 변경한 후속 특허를 추가로 출원한다. 이를 통해 특허권을 방어하고 시장에서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는 기간을 늘린다.
에버그리닝 전략의 사례로는 애브비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휴미라(성분명 아달리무맙)'가 제시됐다. 휴미라는 지난해 미국 매출만 186억2000만달러(약 24조7500억원)에 달하는 블록버스터급 약물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의약품으로 꼽힌다. 지난 1월 휴미라의 특허가 만료되자 미국 제약사 암젠이 가장 먼저 바이오시밀러 '암제비타'를 내놓았다. 국내 기업 중에서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의 출시를 준비 중이다.
개발사인 애브비는 1993년 휴미라의 개발을 시작해 1996년 미국 특허청에 물질특허를 냈다. 이어 2002년에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인 류머티즘 관절염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로부터 첫 승인을 받은 뒤 추가 적응증에 대해서도 승인받았다. 진흥원이 분석한 휴미라 관련 특허는 총 746건에 달한다. 특허의 유형도 다양했는데, 의약용도 이외에도 제제, 제법, 진단, 자동투여장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특허가 출원됐다.
특히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구조의 복잡성 탓에 제법 특허를 낸 경우가 많았다. 휴미라의 제법 관련 특허는 용도 특허와 함께 가장 많은 특허 건수를 차지했다. 김 연구원은 "바이오의약품은 합성 의약품에 비해 구조가 복잡하고 세포 배양이나 분리·정제 등 조건 확립이 어려워 다양한 특허를 확보할 수 있다"며 "원개발사의 입장에서는 다양한 단계에서 특허를 침해받는다고 주장할 여지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휴미라는) 물질 특허가 만료되더라도 다양한 특허를 통해 독점성을 이어가는 에버그리닝 특허 전략을 구사했다"며 "이를 통해 특허 장벽을 형성해 특허 출원 후 최소 42년간, FDA 승인 후 25년간 보호 기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부연했다.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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