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직전 시국집회 이끈 전남대생 43년만에 무죄

이달 11일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직전 광주에서 박관현 열사와 함께 시위를 이끌었던 대학생이 4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12부(김상규 부장판사)는 소요, 계엄법 위반 혐의로 1980년 유죄를 선고받은 이성길씨의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의 행위는 1979년 12·12와 1980년 5·18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범죄를 저지하거나 반대한 것으로, 헌법의 존립과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전남대학교 법과대학 학생회장으로 활동하며 총학생회장이던 박관현 열사 등과 함께 1980년 5월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 시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원했다. 계엄 해제, 이원집정부제 및 중선구제 구상 철회를 촉구하는 학내 집회에서 성명서를 낭독하고 상여를 불태웠다.

법대 학생들의 시국 성토대회 참여를 독려하고 학교 앞에서 최루탄을 쏘는 경찰의 저지선을 돌파하기 위해 학생들과 돌을 던졌다.

1980년 5월 15일부터 16일까지 옛 전남도청 앞에서 열린 민족 민주화 성회에도 참여해 횃불을 들고 가두 행진을 했다. 이후 1년 넘게 경찰의 수배를 받다가 재판에 회부돼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됐다.

한편, 이씨는 5·18 기념재단 감사, 5·18구속부상자회장, 전남대병원 상임감사 등을 역임했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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