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간 저격 입장문만 5개…한동훈vs참여연대 꼬리무는 설전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참여연대의 설전이 사흘째 계속되고 있다. 참여연대가 한 장관을 ‘퇴출 1순위 공직자’로 지목한 뒤, 양측은 다섯 차례 입장문을 주고받으며 격한 갈등을 보이고 있다. 한 장관은 “참여연대가 공정한 시민단체 대접을 받는 부당함을 아무도 말하지 않는데, 마침 참여연대가 제 얘기를 한 김에 입장을 밝힌 것”이라고 했다.
한동훈 "참여연대가 공정한 단체?"
아울러 한 장관은 중앙일보에 “이제 많은 상식적인 국민들이 참여연대가 특정 진영에 복무하는 정치단체라고 생각하지만, 아직도 상당수 언론에서 공정한 시민단체 대접을 받고 있다”면서 “그 부당함을 아무도 말하지 않고 있는데, 마침 참여연대가 제 얘기를 한 김에 말씀드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참여연대는 한 장관을 겨냥해 “왜 검찰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치검사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척하는지 모르겠다”며 “참여연대를 깎아내린다고 ‘검사의 나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는 입장을 냈다.
지난 10일 참여연대는 윤석열정부 출범 1년 ‘교체해야 할 고위공직자’에 대한 온라인 설문 결과를 발표했는데, 한 장관이 1위(69%)라고 밝혔다. 이 설문조사는 참여연대 홈페이지에서 진행됐다.
한 장관은 곧바로 반격했다. “왜 ‘특정 진영을 대변하는 정치단체’가 ’중립적인 시민단체’인 척하는지 모르겠다. ‘참여연대’를 ‘중립적인 시민단체’로 생각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튿날 참여연대는 “왜 검찰 기득권을 대변하는 정치검사가 국민의 안전과 권리를 보호하는 척하는지 모르겠다. 한 장관의 법무부를 공정한 국가기구로 생각하는 국민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한 장관의 입장문을 본떠 같은 문장 구조로 돌려준 것이다.
이에 한 장관은 다시 “‘참여연대 정부’라고까지 불렸던 민주당 정권 5년 내내, 참여연대가 순번 정해 번호표 뽑듯 권력 요직을 차지하며 권력에 ‘참여’하고 권력과 ‘연대’했다”며 “5년 내내 한쪽 팀 주전 선수로 뛰다가 갑자기 심판인 척한다고 국민들께서 속지 않으신다” 고 맞받았다.
한 장관은 “박원순 전 시장 다큐 같은 건에는 한마디도 안 하는 걸 보면, 앞으로 공정한 심판을 할 생각도 없어 보인다”고도 했다. 그러자 참여연대는 “지난 25년간 어떤 정권에서도 정부보조금 없이 독립적으로 활동해 왔다. 참여연대를 깎아내린다고 ‘검사의 나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냉정한 평가가 달라지지는 않는다”고 쏘아붙였다.
이날까지 한 장관 세 차례, 참여연대는 두 차례, 상대를 저격하는 입장문을 낸 것이다. 윤석열정부에서 상징성이 있는 한 장관과 민주당 정부에서 요직에 진출했던 참여연대의 갈등은 불가피한 양상이다. 최근엔 검찰수사권 축소를 둘러싼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를 두고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김철웅 기자 kim.chulwo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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