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4번째 사망자…특별법 '보증금 채권매입' 포함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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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여야가 부랴부랴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에 뜻을 모았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피해자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하면 1가구 2주택자, 3주택자의 전세 문제도 정부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건데 형평성에 어긋난다.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며 "이러한 전세사기가 올해로 끝날 게 아니라 내년, 후년에 계속되면 정부는 그걸 계속 물어야 하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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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자본 갭투자'도 특별법 대상 포함 검토
"직접 금전 지원, 형평성·현실성 떨어져"
네 번째 전세사기 피해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여야가 부랴부랴 전세사기 특별법 처리에 뜻을 모았다.
다만 야당에서 요구하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 등 '선 보상 후 구상권 청구'에 대해 정부 여당이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2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5일 본회의를 열고 전세사기 특별법 등 민생 법안을 처리하기로 했다. 앞서 3번의 전세사기 특별법 논의가 불발되는 동안 또다시 전세사기 피해자 한 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으면서 여야에서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한 셈이다.
지난 10일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도 관련 논의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오는 16일 재논의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8일 서울 양천구 한 빌라에서 3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올 들어 전세사기 피해자 4명이 목숨을 잃었다.
A씨는 빌라와 오피스텔 등 주택 1139채를 보유하며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제때 돌려주지 않고 지난해 숨진 '빌라왕' 사건의 피해자다. 2년 전 3억원에 전세계약을 맺은 A씨는 이달 말 계약 만기를 앞두고 있었다.
검시 결과 A씨의 사망 원인은 뇌출혈로 추정되는데, 유족들은 A씨가 전세사기 피해를 인식한 뒤 2억원 넘는 대출금을 갚기 위해 극심한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렸다고 전했다.
여야는 현재 전세사기 특별법 제정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고전하고 있다. 야당은 정부가 피해자들의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해 피해자들에게 실질적인 보증금 지원을 해야 한단 주장이지만, 정부 여당은 반대의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대신 '무자본 갭투자'로 피해를 본 임차인도 특별법 대상에 포함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최우선 변제금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에 들어갔다. 민주당은 특별법 제정을 더 늦출 수 없다며 단독 처리를 예고한 상태다.
일각에선 정부 여당이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야당의 피해자 보증금 보전 대책을 일부 수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전문가들은 야당과 피해자들이 줄곧 요구하는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은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피해자 보증금 반환 채권을 매입하면 1가구 2주택자, 3주택자의 전세 문제도 정부가 모두 떠안아야 한다는 건데 형평성에 어긋난다. 선례를 남기면 안 된다"며 "이러한 전세사기가 올해로 끝날 게 아니라 내년, 후년에 계속되면 정부는 그걸 계속 물어야 하는데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내놓은 특별법은 금액이나 지원 대상이 적다는 점이 문젠데 전세사기 피해자라면 누구나 다 해당할 수 있도록 손질할 필요가 있다"며 "일정 금액 범위 내에서 무이자 대출, 이자 후불제로 대출을 지원하거나, 금융권 협조를 구해 원금 탕감제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금전적으로 직접 돈을 주는 건 포퓰리즘 밖에 안 된다"고 덧붙였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상품기획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독단적으로 밀어붙이면 보증금 반환 채권 매입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도 피해자가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여러 방안을 모두 동원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어느 정도 검토해볼 필요는 있겠지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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