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조 번 광고의 여왕 온다? 머스크가 찍은 '그녀'에 주목
트위터의 새로운 리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사임 의사를 밝혔던 일론 머스크 트위터 최고경영자(CEO)가 자신의 후임을 찾았다고 예고하면서다.
머스크는 11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트위터의 새로운 CEO를 기용하게 돼 기쁘다"며 "그녀(She)는 6주 이내에 업무를 시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 역할은 제품, 소프트웨어, 시스템 운영을 감독하는 이사회 의장 겸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전환될 것"이라고 했다.
머스크는 새 CEO를 '그녀'로 지칭해 여성임을 시사했지만, 누구인지는 공개하지 않았다.
'머스크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인물은 미국 대중매체·엔터테인먼트 기업 NBC유니버설의 광고책임자 린다 야카리노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뉴욕타임스(NYT)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야카리노가 트위터 CEO 자리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NBC유니버설에서 10년 넘게 일한 야카리노는 광고 영업 분야의 스타로 꼽힌다. 1000억 달러(약 133조 4800억원)가 넘는 광고 매출을 낸 팀을 이끌었고, 광고 업계 인맥도 두텁다. 강경한 협상 전략으로 정평이 나 있기도 하다.
NYT는 특히 그가 트위터의 주요 고객층인 광고주들과 개인적인 친분도 맺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머스크가 야카리노를 트위터의 새 CEO로 낙점했다면, 트위터의 광고 수익 회복에 중점을 둔 것이란 분석이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하기 전 트위터 상위 100대 광고주 중 37곳이 트위터에 올 1분기 광고를 전혀 하지 않았다. 머스크는 앞서 지난 3월 트위터의 광고 수익이 이전보다 50%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머스크가 트위터의 규제 완화를 추구하면서 플랫폼과 경영 방향에 대한 광고주들의 의구심이 커진 영향이란 분석이다.
그는 '머스크 우군'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야카리노는 지난달 업계 행사에서 머스크와 대담을 했고, 둘의 대화를 공유한 트윗에서 머스크의 지론인 표현의 자유 극대화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또 지난해 광고업계 콘퍼런스에선 "머스크에겐 트위터를 변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응원하기도 했다.
반면 트위터 CEO를 내부에서 발탁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트위터 내 소식통을 인용해 엘라 어윈 트위터 신뢰·안전 책임자가 CEO직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어윈은 머스크가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뒤 해임된 요엘 로스에 이어 그 자리를 맡고 있다.
또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관련 업계에선 머리사 메이어 전 야후 CEO, 수전 워치츠키 전 유튜브 CEO 등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외에도 머스크가 설립한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임원 시본 질리스의 이름도 오르내리고 있다. 인공지능(AI) 전문가인 질리스는 머스크와의 사이에서 지난해 11월 쌍둥이를 낳았다.
NYT는 "누가 트위터의 새 CEO가 되든 트위터가 직면한 여러 경영 과제를 물려받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트위터의 새 CEO 소식이 전해지자 머스크가 CEO를 맡고 있는 테슬라 주가가 2.4% 뛰는 등 시장은 반색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는 머스크가 트위터 경영 호전에 몰두하는 시간에 대한 테슬라 투자자들의 우려를 완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애널리스트 자스민 엔버그는 AP통신에 "트위터 광고 수익에서 가장 큰 문제는 머스크였다"며 "머스크가 물러나면 트위터는 기업 이미지에서 머스크의 개인 브랜드를 분리하고 광고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머스크는 당초 지난 2월 트위터 새 CEO를 찾는 적기로 올해 말을 꼽았다. 그러나 트위터 경영 악화를 고려해 서둘러 인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해 10월 트위터를 인수한 머스크는 두 달 만인 12월 트위터에서 자신이 일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후임을 찾는 대로 CEO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처음 밝혔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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