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서 사라진 2살 여아, 지나가는 운전자가 발견…부모 고소

어린이집 20여분 뒤 깨닫고 뒤늦게 찾기 시작
부모 "아이보호 의무 위반"…경찰에 어린이집 원장 및 보육교사 '아동학대 혐의' 고소

홀로 어린이집 밖으로 나간 2살 여아.ⓒYTN

어린이집 야외 활동 중 혼자 밖으로 나간 2살 여자아이가 30여 분만에 700m 떨어진 차도에서 발견됐다. 어린이집 측에서는 아이가 사라진 후 뒤늦게 아이를 찾아 나섰는데, 지나가던 운전자가 아이를 발견해 경찰서에 데려다줬다. 아이의 부모는 아이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12일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대는 서울의 한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 등 2명을 아동학대 방임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이들은 야외 수업을 하다 원아인 2살 A양이 밖으로 나간 사실을 20분이 지나서야 파악하는 등 보호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A양은 30여 분만에 어린이집과 700m 떨어진 4차선 도로에서 발견됐는데, 지나가던 운전자가 A양을 발견해 경찰에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이가 사라진 사실을 뒤늦게 알아챈 어린이집 측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직접 찾아 나섰다가 경찰이 보호하고 있던 아이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CCTV를 보면 우산을 쓴 아이들이 어린이집 대문을 열고 걸어 나왔다. 두 아이는 곧 어린이집으로 돌아갔지만, 우산을 쓴 한 여자아이는 혼자서 걸어가더니 이내 화면 밖으로 사라진다. 당시 어린이집 마당엔 원장과 담임 선생님을 비롯해 어른이 5명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알아차리지 못했다고 한다.

A양 측은 "당시 아이가 차량이 오가는 도로에서 발견돼 큰일 날 뻔했다"고 YTN에 전했다. 어린이집 측은 YTN을 통해 "당시 구청 직원 방문으로 실수로 잠긴 문이 잠시 열린 것"이라며 "당시 아이 안전에 큰 문제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어린이집 측은 A양 측에 여러 차례 사과하고, 향후 안전 조치 강화를 약속했다.

하지만 A양 부모는 아이 보호 의무를 위반했다며,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 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어린이집 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분석해 아동학대에 해당하는지 살펴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