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쇼맨과 환상의 여자 [신간]
반진욱 매경이코노미 기자(halfnuk@mk.co.kr) 2023. 5. 12. 15:27
‘만능 해결사’를 자처한 마술사의 이야기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대가 히가시노 게이고가 1년 만에 신작으로 돌아왔다. 저자는 주인공이자 해결사로 도쿄 후미진 골목에서 바텐더를 운영하는 마술사 ‘기미오 다케시’를 내세운다. 다케시는 짐짓 타인의 사정에는 관심 없다는 듯 행동하는 캐릭터다. 그러나 절망에 빠진 이들이 보내는 SOS를 누구보다 빠르게 알아차리고 물심양면 도와주는 반전 매력의 소유자기도 하다. 그는 각종 칵테일을 능숙하게 만들어 이들에게 내어주며 위로하는 것은 물론, 화려한 손짓 하나로 결말을 바꿔치기한다.
책은 속도감 있게 수수께끼를 해결하며 속임수는 속임수로 갚아주는 다케시의 활약을 내세워 독자를 소설의 세계로 빨아들인다. 선과 악을 엄정한 도덕적 잣대로 판별하는 데서 벗어나, 인간 사이에 일어나는 비극의 원형을 새로운 관점으로 풀어낸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9호 (2023.05.17~2023.05.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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