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스트롱맨 [신간]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5. 12.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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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과 시진핑, 그리고 트럼프의 공통점
기디언 래크먼 지음/ 최이현 옮김/ 시공사/ 2만1000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이름은 각각 다르지만, 이들의 별명은 똑같다. ‘스트롱맨(Strongman)’이다. 스트롱맨은 민족주의자이자 문화적 보수주의자다. 정치적 올바름을 경멸하고, 다양성을 무시한다. 자연스레 소수자와 외국인의 이익에 거의 무관심하다.

책의 저자이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의 외무 담당 수석 칼럼니스트인 ‘기디언 래크먼’은 이들이 ‘개인숭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한다. 저자는 “자신이 국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며 개인숭배를 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법과 제도보다 자신의 본능을 앞세워 통치하고, 대담하면서도 폭력적인 언어를 사용한다”고 말한다.

저자는 2000년 푸틴의 등장이 ‘스트롱맨 시대’의 서막이라고 주장한다. 2013년 시진핑, 2014년에는 모디가 나타났다. 2017년에는 트럼프까지 등장했다. 저자는 “사회, 경제 상황이 나쁠수록 영광을 누렸던 시절로 시간을 되돌리겠다고 약속하는 스트롱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푸틴이 등장한 시기도 소련 체제 붕괴 이후 러시아인의 생활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개인의 안전마저 위협받던 시기다.

저자는 스트롱맨 현상이 향후 세계 정치의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또 스트롱맨 시대가 앞으로 30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스트롱맨 시대가 사라지기까지 ‘환경 파괴’ ‘다양성 무시’ 등 수많은 고통과 혼란이 따를지 모른다고 설명한다.

책은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처럼 스트롱맨과 대척점에 선 이들도 조명한다. ‘정치적 자유주의’ ‘글로벌리스트’를 표방하고 있지만 스트롱맨 현상을 막아내기란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저자는 “스트롱맨 시대도 어느 순간에는 막을 내릴 것”이라고 전망한다.

스트롱맨 시대,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일까. 현대 국제 정치와 국제 질서를 파악하고 싶을 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책이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9호 (2023.05.17~2023.05.23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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