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속도 내는 롯데바이오 "25년 ADC·26년 국내 생산 시작"

이춘희 2023. 5. 12.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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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시러큐스 공장에
1000억 투자해
ADC 생산 시설 완비
송도 계획 중인 국내 공장은
연내 착공…26년 생산 목표
4조 투자해 36만ℓ 생산역량 확보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사업 본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 공장의 인수를 마무리한 가운데 최근 제약·바이오 업계의 '핫템'으로 떠오른 항체-약물접합체(ADC)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 시설을 2025년까지 완공하고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앞서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국내 공장도 올해 안으로 삽을 떠 2026년 말까지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구상이다.

마이클 하우슬레이던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3'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이춘희 기자]

12일 마이클 하우슬레이던(Michael Hausladen) 롯데바이오로직스 미국 법인장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바이오 코리아 2023'에서 기자들과 만나 구체적인 ADC 위탁생산(CMO) 개시 시점에 대해 2025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앞서 발표에서 "롯데바이오로직스가 ADC 관련 역량을 추가하고 있다"며 "총액 8000만달러(약 1066억원) 규모로 이미 관련 투자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1월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JPMHC)에서 이원직 대표가 시러큐스 공장에 ADC 생산 시설 건설을 천명한 데 이어 이날은 구체적인 투자 규모와 목표 타임라인까지 나온 것이다.

ADC는 이름 그대로 항체(antibody)와 약(drug)을 접합(conjugate)한 의약품이다. 암 항원과 결합하는 항체와 암을 죽일 수 있는 세포 독성약물(페이로드)을 링커로 연결함으로써 마치 미사일처럼 암세포에만 효과적으로 독을 투하할 수 있어 암을 약물로 폭격하는 '크루즈 미사일'으로 불리며 차세대 항암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동반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위탁개발생산(CDMO)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바이오 CDMO 기업들의 경쟁도 심화하고 있다. 특히 항체와 페이로드, 링커 생산 등 모든 부분에 대한 생산 역량을 확보해야만 해 수준급의 기술력이 요구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신속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내년 1분기 안으로 ADC 생산 역량을 갖추고 CDMO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외에도 현재 3만5000ℓ 생산용량의 시러큐스 공장의 전체 부지 대비 사용 규모는 30% 수준으로 알려진 만큼 여기에 다양한 추가 확장도 검토하고 있다.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녹지가 많은 만큼 확장 역량도 크다"며 "생산역량(capacity)을 추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ADC 외에도 임상용 의약품 생산 설비 증설 및 완제의약품(DP) 설비 신설 등의 투자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본격적인 위탁개발(CDO) 사업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도 추진한다.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새로운 CDO 사무소를 미국 주요 지역에 구축하려 하고 있다"며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보스턴과 샌프란시스코는 샌디에이고와 함께 미국 3대 바이오 클러스터로 꼽히는 지역인 만큼 지역적인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최적의 장소를 찾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바이오로직스의 '롯데바이오캠퍼스' 조감도 [사진제공=롯데바이오로직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설정한 '인수와 신규 건설'이라는 두 개의 대전략 중 또 다른 한 축인 국내 메가 플랜트(대규모 공장) '롯데 바이오 캠퍼스'에 대한 청사진도 밝혔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총 30억달러(약 4조원)를 투자해 국내에 총 36만ℓ의 생산역량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인천 송도로 부지를 낙점하고 관계부처에 사업의향서를 제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이 중 첫 공장을 "올해 안으로 착공해 2025년에 기술적으로 완공하고 2026년 하반기에 우수의약품 제조기준(GMP)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1만5000ℓ 바이오리액터 8개가 들어서 총 12만ℓ 규모의 상업 생산이 가능토록 구성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임상용 제품 생산 역량과 함께 DP 생산까지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비슷한 규모로 지어질 예정인 2~3공장까지 준공되면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국내에만 총 36만ℓ의 생산역량을 완비하게 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이곳 롯데 바이오 캠퍼스에 단순 공장을 넘어 '바이오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제가 가장 기쁘게 생각하는 건 4번째 건물로 계획 중인 '바이오 벤처 이니셔티브'"라며 "스타트업의 인큐베이션 센터"라고 말했다. 그는 "스타트업들이 생산 시설 가까이에서 전문성을 강화하고, 아이디어와 콘센트를 상업화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생태계를 구축해 잘 전환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하우슬레이던 법인장은 뉴욕 버팔로대에서 화학 공학 학·석·박사를 취득하고 브리스톨 마이어스-스퀴브(BMS)에서 21년간 기술과 공정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왔다. 특히 롯데바이오로직스가 BMS로부터 인수한 뉴욕 시러큐스 공장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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