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오려 했던 바르사, '포스트시즌 아시아행' 신 풍속도… 그만큼 한푼이 아쉽다

김정용 기자 2023. 5. 12.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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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프리시즌 투어'가 아닌 '포스트시즌 투어'가 축구계 신조어로 등장했다. 바르셀로나가 시즌 종료 직후 일본 방문을 확정했고, 나폴리와 마요르카는 한국행을 추진 중이다.


여름에 친선 투어를 진행하는 건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유럽 구단들의 흔한 선택이다. 특히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이 창설된 2013년부터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세계 곳곳에서 명문 구단이 대결하는 건 흔한 풍경이 됐다. 2013년 8개 팀으로 시작한 대회는 2018년 18개 팀까지 확대됐다. 2019년까지 흥행을 이어가다 2020년부터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명맥이 끊긴 상태다.


친선경기는 대부분 프리시즌 투어 형식이다. 추춘제 리그는 보통 5월 말이나 6월 초에 종료된다. 휴가를 가진 선수들은 7월 초 소집돼 전지훈련을 갖는데, 이 전지훈련을 수익사업에 활용하는 식이다. ICC도 그랬고,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토트넘홋스퍼와 세비야도 마찬가지다. 올해 7월 한국을 방문하는 맨체스터시티, 아틀레티코마드리드, AS로마, 울버햄턴원더러스, 셀틱도 프리 시즌 투어에 해당하는 일정이다.


그런데 지난해부터는 유럽 강호들이 6월 친선경기를 원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지난해 1팀이 진행했고, 올해는 성사 가능성이 아직 불투명하지만 추진하는 팀이 더 늘었다.


현재 6월 친선경기가 확정된 빅 리그 팀은 바르셀로나가 있다. 6일 일본의 비셀고베와 경기를 가질 예정이다. 현지시간 기준으로 4일 리그를 마무리한 뒤 6일 도쿄에서 친선전을 치른다.


투어의 수익성을 극대화하려 했던 바르셀로나는 일본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경기하는 방안을 염두에 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 축구 관계자에 따르면 바르셀로나와 K리그 강팀의 친선경기 논의가 있었으나 결국 무산됐다.


바르셀로나는 지난해 여름에도 라리가 종료 직후인 5월 25일 호주로 날아가 A리그 올스타와 친선경기를 가졌다. 그리고 여름 휴가를 가진 뒤 7~8월에 친선경기로 시즌을 준비했는데, 수익성에 중점을 두고 미국 원정으로 치른 경기가 6경기 중 4경기였다.


현재 바르셀로나는 재정 위기로 가장 유명한 팀이다. 인건비를 대폭 삭감하고, 구단의 각종 자산을 매각하고, 자체 채널을 폐쇄하는 등 다양한 조치를 통해 겨우 프로 등록에 필요한 재정 건전성을 확보해가고 있다. 2년 연속으로 시즌 뒤 투어를 갖는 목적이 구단의 생존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대체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바르셀로나가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6월 투어를 감행한다면, 아직 일정이 확정되지 않은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한국 투어의 경우 한국 선수의 유무가 영향을 미쳤다. 나폴리와 마요르카는 6월 8일과 10일 두 경기를 국내에서 치르는 데 합의했지만 10일이 K리그1 개최일이라는 문제에 부딪쳐 무산 위기다.


나폴리는 김민재를 보유한 상태에서 아시아 투어를 진행해야만 했다. 김민재 효과로 국내 가상화폐 업체와 후원계약을 했으며, 기타 여러 광고에 김민재가 구단 모델로 활동했다. 이탈리아 일간지 '일 마티노'는 '김민재는 살아있는 광고판'이라고 표현했을 정도다. 나폴리는 선수들의 상업성을 최대한 활용해 구단 수입으로 환원하려는 경향이 강한 팀인데 김민재는 유독 인기가 많은 선수였다.


나폴리는 김민재를 활용해 적극적으로 한국 투어를 노렸다. 먼저 7월 방한 협상을 진행한 프로모터도 있었지만 올여름 김민재의 이적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참가를 보장할 수 없었다. 김민재 유무에 따라 금액이 달라지는 계약조건에 나폴리 측은 난색을 표했고, 6월 초 방한을 원하고 있었다.


마요르카 역시 이강인의 여름 이적 가능성이 높아 6월 초에 한국을 찾아야만 수익을 높일 수 있다. 마요르카는 애초에 선수 영입 자금이 거의 없는 팀이다. 지난해 여름에는 임대 신분이었던 주전 공격수 베다드 무리치를 완전영입할 돈이 없어 벨기에의 클뤼프브뤼허에 밀렸고, 브뤼허 측 건강검진을 통과하지 못하는 행운 덕분에 겨우 합류시킬 수 있었다. 올여름 팀을 떠날 가능성이 높은 이강인의 이적료뿐 아니라 수익을 최대한 더 내야만 다음 시즌도 잔류를 자신할 수 있다.


각 구단의 사정은 다르지만, 과거에는 아예 상식 밖이라고 여겼던 6월 투어를 빅 리그 우승팀 중 둘이나 추진한다는 점은 그만큼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잉글랜드를 제외한 유럽 구단들이 강팀 약팀 가릴 것 없이 재정 압박에 시달린다는 의미도 된다. 선수들이 휴가가 줄어드는 것에 대해 반발한다는 소식도 들리지만 구단은 절실하다.


사진= 바르셀로나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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