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사령관 또 제거…이집트 중재도 난항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사흘째인 11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이슬람 지하드(PIJ) 사령관 2명이 추가로 사망하며 팔레스타인 측 사망자가 30명에 이르는 등 유혈 사태가 격화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은 이날 오전 가자지구 남부 셰이크 하마드의 건물을 공습해 PIJ 로켓부대 사령관 알리 하산 무함마드 갈리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갈리는 PIJ 관리를 담당하는 핵심 인물로, 최근 이스라엘을 겨냥한 로켓 일제사격에도 적극 가담했다"고 설명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르 해군 소장은 "이번 공격은 정보기관인 신베트의 성공적인 정보전으로 가능했다"며 "테러범이 은신한 아파트 한층을 찾아내 타격하는 건 매우 정밀한 작전"이라고 자평했다. 이번 공격은 갈리가 머물던 아파트 꼭대기 층을 겨냥한 것이다. PIJ 산하 군사조직 알쿠드스 여단도 갈리의 사망을 확인했다.
이스라엘군은 이어 이날 오후 가자지구 남부에 추가 공습을 단행해 PIJ 로켓부대 부사령관인 아흐메드 아부 다카도 제거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9일부터 '방패와 화살'이란 작전명 하에 PIJ를 목표로 한 공격에 돌입했다.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 200여 개 목표물이 타격됐고, 11일 사망한 사령관 2명을 포함해 PIJ 고위 인사 5명이 숨졌다. 이에 맞서 PIJ는 지금까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 500발 이상을 쐈다.
양측 교전으로 민간인 피해도 커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에 따르면 지난 사흘간 이스라엘 공격으로 여성 5명과 어린이 5명를 포함해 최소 30명이 사망했다. 부상자는 9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이 지난 9일부터 가자지구로의 인적·물적 교류를 전면 차단하고 있다는 국제 인권단체들의 보고가 나오면서 팔레스타인 측 인명 피해는 더 불어날 전망이다.
이스라엘은 저고도 방공망 '아이언돔'으로 PIJ의 로켓포 대부분을 방어했으나, 이날 중부 텔아비브 남쪽 레호보트의 주거 지역에 포탄이 떨어지면서 70세 노인 1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쳤다. 분쟁 사흘 만에 나온 이스라엘 측 첫 희생자다.
이집트가 양측 중재에 나서며 일단 휴전하기로 했다고 알려졌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되진 않았다. 현지에선 공습경보가 계속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상황이다. PIJ 측은 휴전 협상 조건으로 지도부에 대한 표적 살인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프랑스·독일 등은 독일 베를린에서 연 뮌헨 그룹 정상회의 직후 공동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파괴하려는 목적의 일방적인 공격을 즉각 중단하라"며 휴전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은 물러서지 않고 싸움을 계속 이어갈 기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11일 성명에서 "우리의 군사작전은 공격과 방어 모두 높은 수준"이라며 "누구든 우리를 해치려는 자는 목숨을 내놔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엘리에제르 톨레다노 이스라엘군 남부 사령관도 "우리 작전의 잠재력을 깨달으려면 더 많은 이슬람 지하드 사령관이 죽어야 할 것"이라며 "언젠가 그들은 이 작전이 언제 끝날지를 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서원 기자 kim.seo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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