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경미의 영화로 보는 세상] 우애로 맞서는 난민 남매의 희망 메시지

데스크 2023. 5. 12.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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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은 2인조 형제 감독이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토리와 로키타' 역시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두 난민의 고난을 그렸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초기작 '약속'부터 '소년 아메드' 그리고 '토리와 로키타'까지 이주민과 난민 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난민들의 고통스러운 삶도 가족과 같은 우애와 연대의 힘으로 맞서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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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토리와 로키타’

칸국제영화제가 사랑하는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은 2인조 형제 감독이다. 젊은 시절, 형 장 피에르가 극작가 아르망 가티에게 비디오 워크숍을 배우던 시절, 동생 뤽은 대학에서 철학을 공부했다. 두 형제는 다큐멘터리 제작하면서 함께 영화 작업을 시작했으나 다큐멘터리에도 픽션의 요소가 들어가는 것을 알게 되면서 픽션영화로 전향한다. 다르덴 형제는 철저하게 현실 세계를 뒤쫓고 그것에 기반한 사회적 주제를 작품에 녹여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첫 장편 영화 ‘팔쉬’에 이어 노동자에 대한 테마를 다룬 ‘당신을 생각해요’를 선보였고, 1996년에는 불법이민자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약속’이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대되면서 존재가 알려지기 시작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영화 ‘토리와 로키타’ 역시 아프리카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두 난민의 고난을 그렸다.


아프리카 카메룬에서 벨기에로 건너온 두 아이, 토리(파블로 실스 분)와 로키타(졸리 음분두 분)는 미성년 난민 시설에서 만나 친남매와 같게 지낸다.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두 사람은 대마초 배달 심부름을 하며 용돈을 번다. 비교적 영특한 동생 토리는 체류 자격을 얻지만 누나 로키타는 매번 심사에서 떨어진다. 동생 토리처럼 체류증을 받고 싶은 로키타는 서류 위조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해 불법 대마초 공장 일을 자청한다. 그리고 로키타를 찾기 위해 토리 또한 모험을 자초한다.


영화는 비참한 난민의 삶을 그대로 조명한다. 다르덴 형제 감독은 초기작 ‘약속’부터 ‘소년 아메드’ 그리고 ‘토리와 로키타’까지 이주민과 난민 등 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10대 미성년인 토리와 로키타는 보호받아야 할 어린 아이들이지만 온갖 위험에 노출된다. 흑인 난민 아동은 어른들의 대마초 배달책으로 이용당한다. 어른들은 사회적 약자인 아이에게 손찌검 하는 것은 예사고 미성년 여성인 로키타의 신체 일부를 찍기도 한다. 영화는 불법적인 일과 폭력에 노출된 난민 아동의 인권과 유럽 사회에 표류하는 불안한 난민의 삶을 사실적으로 담고 있다.


냉혹한 현실에 맞서는 것은 우정과 연대임을 말한다. 토리와 로키타는 비록 혈연으로 맺어진 남매는 아니지만 그 누구보다도 깊은 우애를 지닌 가족이다. 난민의 비참한 삶을 살고 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큰 힘이 되어준다. 토리와 로키타는 시스템의 피해자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세상과 맞선다. 영화는 폭력과 착취 속에서도 우정을 지키는 두 난민 아이들의 감동 어린 이야기에 집중하며 힘들 삶 속에서 우정과 연대만이 세상을 지키는 힘이라고 전한다.


아역배우들의 열연이 심금을 울린다. 영화에서 강한 몰입감은 바로 배우들의 열연 때문이다. 팔블로 실스와 졸리 음분두는 이번 작품이 첫 스크린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남매를 보는 것 같은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 막막한 현실 속에서 서로에게 보호자가 되어주는 이들의 애틋한 삶을 두 배우의 진정성 있는 연기로 보여준다.


세계는 독재자와 전체주의자들의 권력욕으로 분쟁과 내전 그리고 국가간 전쟁을 겪고 있다. 이들은 종교를 빙자하기도 하고 이념을 내세우기도 하지만 결국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국민을 이용한다. 독재자의 압제와 분쟁을 피하기 위해 난민들은 고국을 떠나 방랑하면서 고통을 당하고, 난민을 받은 국가 또한 심각한 사회적 혼란을 겪게 된다. 영화 ‘토리와 로키타’는 난민들의 고통스러운 삶도 가족과 같은 우애와 연대의 힘으로 맞서면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양경미 / 전) 연세대 겸임교수, 영화평론가film102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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