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시찰단, 내주 '전문가' 20명 확정…민간은 제외되나
20명 내외 구성 가능성
민간 전문가 참여에는 '부정적'
IAEA 검증 사각지대 위주로 살필 듯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바에 따라 이달 말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이 일본 현지를 방문하는 가운데 규모 및 역할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 열고 "IAEA(국제원자력기구) 회원국 중 일본 현지를 직접 확인하는 것은 이번 한국 사례가 최초이자 유일하다"며 "그간 일본이 공개해온 자료와 일본으로부터 추가적으로 받은 자료들을 바탕으로 이번 시찰을 통해 현장에서 확인까지 이루어지면, 종합적 안전성 검토와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 차장은 "금번 시찰단을 안전규제 분야 최고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라며 "구체적 규모는 오늘 오후에 있을 한일 간 실무협의를 통해 논의하고 확정되는 대로 설명드리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찰 활동의 목적은 해양 방류 과정 전반에 걸쳐 안전성을 검토하기 위함"이라며 "오염수 정화 및 방류시설 전반의 운영 상황과 방사성 물질 분석 역량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과학적·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있어 절대 가치로서 국민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엄정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한일, 국장급 협의 오후 개최
정부는 이날 오후 일본과의 협의를 통해 시찰단 규모 및 활동 내용 등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협의 결과를 토대로 이르면 다음주 시찰단 구성을 마무리 짓는다는 구상이다.
박 차장은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지금 예상으로는 20명 내외로 구성할 수 있으면 되지 않을까 한다. 그걸 가지고 (일본 측과)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간 전문가 참여 가능성에 대해선 일본 측이 "아직까진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시찰단 구성이 '정부 대 정부' '국가 대 국가' 차원에서 진행되는 만큼, 민간 차원의 관여는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박 차장은 시찰단의 구체적 활동 내용과 관련해선 "어느 상황을 꼭 본다, 이런 측면보다 어차피 본 활동이 이틀"이라며 "이 정도면 큰 흐름은 다 따라갈 수 있고 전 과정을 볼 수 있다. 전 과정을 다 보는 게 정부 입장이지, 어느 하나는 보고 어느 하나는 뺀다는 생각은 현재로서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공식 검증·평가는 IAEA가 주도"
일각에선 시찰단이 현지 시료를 채취해 추가 검증을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오염수 검증을 국제기구(IAEA)가 주도하고 있고, IAEA 회원국인 한국 역시 해당 과정에 참여하고 있는 만큼, '독자 검증'을 일본 측이 받아들이지 않을 거란 지적이다.
박 차장은 "기본적으로 IAEA가 공식적인 검증을 하는 것으로 국제적 합의가 돼 있다"며 "저희도 그걸 강하고 줄기차게 주장했던 바고, 거기에 멤버로 지금 참여하고 있다. 따라서 공식적인 검증·평가는 당연히 IAEA가 주도해야 한다. 신뢰성을 우리 스스로 무너뜨리는 것도 바람직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가) 국민과 안전을 책임져야 되기 때문에 병행해서 추가적으로 혹시 문제는 없는지 체크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시찰단은 전반적인 오염수 처리 과정을 살펴보며 IAEA가 관심을 쏟지 않는 분야에 비중을 둘 전망이다. IAEA가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를 거친 '오염처리수'를 검증하고 있는 만큼, 정부는 ALPS 등 각종 장비의 정상작동 여부 등을 확인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실제로 정부는 그간 4차례가량 일본 측으로부터 별도 정보를 제공받았는데, 이는 모두 기술적 사안과 관련된 것이었다. 비상시 대처 방안을 비롯해 ALPS 내부 필터·흡착제의 작동 방식 및 활용법 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신재식 원자력안전위원회 방사선방재국장은 "IAEA는 ALPS에서 정화된 것(오염수)에 대해서, (그리고) 그 이후 어떻게 방류하는지에 대한 안전성에 중점을 두고 검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ALPS 장비 자체에 대한 기술적 검증은 이미 완료된 만큼, IAEA는 ALPS를 거친 오염수와 이를 방류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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