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은 어떻게 기획됐고, 어떻게 열리나

고봉준 2023. 5. 12.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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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이 6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펼쳐진다. 사진 한화 이글스

현충일인 다음달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선 특별한 형태의 경기가 열린다. 고교야구와 대학야구에서 활약 중인 유망주들의 맞대결. 바로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이다. 이번 이벤트를 주최한 한화 이글스는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 폐지와 함께 전면 드래프트 제도가 시행되면서 연고지에 국한되지 않고 아마추어 야구를 지원할 방안을 고민하던 중 이번 경기를 기획했다. 우수한 선수들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가 되리라고 기대한다”고 했다.

고교 vs 대학 올스타전은 그간 한국야구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무대다. 과거 1970년대를 전후해서 한국과 미국 혹은 한국과 일본 고교 선수들이 자웅을 겨루는 한·미, 한·일 올스타전은 있었지만, 국내 학생 선수들끼리 올스타전을 치르는 경우는 없었다. 그렇다면 이번 이벤트는 누구의 머릿속에서 출발했을까. 한화 관계자는 “정민혁 스카우트팀장이 처음 아이디어를 냈다. 침체된 아마추어 야구를 살려보자는 뜻에서 기획안을 냈고, 구단에서 최종적으로 통과돼 경기가 성사됐다”고 귀띔했다.

연락이 닿은 정 팀장은 “개인적인 아이디어가 채택됐을 뿐이다. 내가 부각되기보다는 어린 선수들이 주목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손을 저었다. 그러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학야구를 보며 평소 안타깝게 생각했다. 현장에서 조금이나마 돕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이런 아이디어가 떠올라 기획해봤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이야기를 나눴더니 모두가 관심을 가지더라. 아무래도 요새 야구가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있지 않나. 어떻게든 아마추어 야구를 살려보자는 취지가 힘을 받은 것 같다. 구단 손혁 단장님과 박찬혁 대표이사님도 흔쾌히 수락해주셨다”고 덧붙였다.

오른손 사이드암 출신의 정 팀장은 아마추어 무대에서 대전고와 연세대를 거친 유망주였다. 대학교 4학년이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선 유일한 아마추어 국가대표로 발탁되기도 했다. 프로에선 2007년부터 2015년까지 한화 유니폼을 입었고, 2017년부터 한화 스카우트로 일하며 학원야구 현장을 누볐다. 아마추어 선수들을 향한 애정이 남다른 이유다.

마산용마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장현석. 고봉준 기자

정 팀장은 “경기 성사를 위해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그리고 한국대학야구연맹(KUSF)의 협조가 필요했다. 서로 머리를 맞댄 결과, 6월 6일이 경기일로 가장 적합하다는 결론이 먼저 나왔다”면서 “그 다음은 올스타전 구성이었는데 9이닝짜리 경기뿐만 아니라 홈런레이스를 추가하면 더 많은 관심을 끌 것 같다는 의견이 나왔다. 다만 유니폼은 학교 홍보를 위해 선수들이 평소 입는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다음 문제는 선수 선발이었다. KBSA는 최근 동의대 정보명 감독과 충암고 이영복 감독을 각급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그러나 아직 선수단 구성은 완료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올스타전의 경우 두 사령탑이 각각 지휘봉은 잡지만, 출전 선수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으로부터 도움을 받기로 했다.

장충고 3학년 왼손 투수 황준서. 고봉준 기자

한화와 함께 이번 올스타전을 기획 중인 김용균 KBSA 사무처장은 “아직 경기력향상위원회가 열리기 전이다. 그래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이 모여 선수들을 선발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야구팬들의 기대도 크다. 훗날 프로 무대를 빛낼 유망주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산용마고 3학년 오른손 투수 장현석과 장충고 3학년 왼손 투수 황준서 그리고 송원대 4학년 왼손 투수 정현수 등이 이번 올스타전을 수놓을 재목으로 벌써 손꼽히고 있다. 한화 손혁 단장은 “고교야구와 대학야구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모두가 이야기하지 않나.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주자는 뜻에서 이번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처음이라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초대 대회를 통해서 선수들과 팬들에게 좋은 자리가 마련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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