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발등 찍고 회사까지 죽이는 '삼성 노조' [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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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한파'로 역대급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에 또 하나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파업과 불매운동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 노조가 주인공이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의 강경 일변도의 행태는 '불황의 늪'에 빠진 삼성의 처지를 감안하면 공감을 사기 어렵다.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률 높이라고 회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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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공세 이어가…무리수 행태에 내부에서도 비판
올해는 삼성 반등 가늠할 시험대…성숙한 노사문화 발판돼야
'반도체 한파'로 역대급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에 또 하나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파업과 불매운동을 무기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는 노조가 주인공이다. 최근엔 해외로 건너가 회사가 만행을 일삼고 있다며 글로벌 연대를 요청하는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의 강경 일변도의 행태는 '불황의 늪'에 빠진 삼성의 처지를 감안하면 공감을 사기 어렵다. 이미 삼성전자가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4.1%)에 합의했고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계열사들도 비슷한 수준으로 보조를 맞추고 있다. 글로벌 수요 침체로 반도체 뿐 아니라 전자부품 시장이 어려워졌다는 데 공감한 결과다. 삼성전자 직원의 8%에 불과한 전삼노만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며 국내·외를 무대로 회사의 위상과 평판을 깎아내리는 데 앞장서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은 1분기에만 4조5800억원의 적자를 낸 데 이어 2분기에도 3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악화일로를 걷는 상황에서도 노조는 파업을 무기로 임금 인상률 높이라고 회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해외에서 벌이는 사측에 대한 노조의 공세는 도를 넘어섰다. 9일 세계 각국노조가 모인 국제행사장에서 회사가 노조를 무시하고 무력화시키려 한다는 일방적인 주장을 펼쳤다. 임금 인상 요구를 받아주지 않는다는 지극히 개별적인 사안을 국제 무대까지 끌고 나간 것이다. 회사 이미지를 훼손시킬수록 협상 우위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상급단체인 금속노련은 아예 한 술 더떠 불매운동을 벌이겠다며 으름장을 놨다. 임금 협상을 가지고 파업을 운운하는 것만해도 리스크가 큰 데 불매운동까지 전개하겠다고 하니 내부에서도 비판적이다. 사내게시판에는 "망신 줘서 임금을 올리겠다는 것인가" "외부에 알리면 협상에 도움이 되는거냐"는 글이 올라왔다. 어려운 회사 사정을 감내하고 버티는 직원들이 대다수인 상황에서 국제적인 몽니를 부리고 있는 노조 행태가 공감대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삼성에게 2023년은 내년 반등을 가능하게 할 '지렛대'가 될지, 아니면 다시는 일어나지 못하도록 할 '걸림돌'이 될지를 가늠하는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적자폭을 줄이고, 새로운 기술 개발에도 속도를 높여 초격차 지위를 유지해야 할 과제가 무겁다. 경쟁사들의 추격이 만만치 않기에 더더욱 정신을 차리고 사업 효율화에 매진해야 한다. 정부 역시 그런 위기감을 절감하고 세액공제 정책 등으로 지원사격하고 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해야 할 상황에서 가장 큰 이해 당사자 중 하나인 노조가 '방해꾼'이 되고 있으니 개탄스런 일이다. 국제 무대에서 자신의 일터인 삼성의 브랜드이미지를 실추시키는 게 득이 될지 실이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
삼성전자에 노조가 설립되자 많은 우려의 시선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일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해온 삼성전자가 노조에 의해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극단적 비관론까지 나왔다. 그런 우려를 현실화시켰다는 오명을 역사에 남기지 않으려면 겁박과 갈등이라는 후진적 관행을 답습하지 말고 성숙한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데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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