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문영 부산영화제 집행위원장 돌연 사의..개막 5개월 앞두고 영화제 비상

김혜선 2023. 5. 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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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 (사진=IS포토)

허문영 부산국제영화제(BIFF) 집행위원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해 물의를 빚고 있다. 오는 10월 열리는 제28회 부산국제영화제를 5개월 남짓 남겨둔 상황이어서 정상적인 영화제 개최가 가능할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부산국제영화제 관계자는 “어제(11일) 오후 허문영 위원장이 사의를 표명했다”며 “아직 사표를 수리한 단계는 아니다. 일단 인사권자인 이용관 이사장이 대화를 통해 정확한 (사의) 진위를 파악하고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허문영 위원장은 지난 2021년부터 2년간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어 온 인물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용관 이사장 아래 허문영 위원장 등 집행위원회가 있고 선정위원회, 사무국, 지석영화연구소 등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 돌연 사퇴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실상 ‘공동 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부산국제영화제에 허문영 위원장이 불만을 표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앞서 부산국제영화제는 지난 9일 임시총회를 열고 운영위원장 직제를 도입, 조종국 운영위원장을 선임했다. 사실상 투 톱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일부에선 허문영 위원장이 조종국 운영위원장 선임을 모르고 있었다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에선 수개월 전부터 운영위원장을 도입하자는 내부 논의가 진행돼왔다. 부산국제영화제가 해외 영화제 또는 해외 영화인과 네트워크가 과거보다 약화됐다는 지적과 함께 영화제가 커진 만큼 집행위원장 한 명이 모든 영화제 안살림까지 책임지기 보다는, 공동 집행위원장 형식으로, 한 명은 대외적인 임무를 맡고 한 명은 행정을 책임지자는 논의가 있어왔던 것. 과거 김동호, 이용관 공동집행위원장 체제가 있었고 부산영화제 정권에도 공동집행위원장을 위임할 수 있는 규정이 있었던 만큼 관련 논의가 계속돼 왔다. 

또한 임시총회 안건은 집행위원장이 이사회에서 논의된 바를 올리기 때문에, 집행위원장 동의가 없다면 안건을 올릴 수가 없기도 하다. 

부산국제영화자 관계자는 “임시총회에서 조종국 위원장 선임 당시 허문영 위원장도 참석한 상태였다”며 “허문영 위원장이 참석한 총회에서 운영위원장 안건이 통과됐다. 총회 이후 이틀이 지나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하신 이유에 대해서는 직접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혹시 제 자리로 돌아오실 가능성도 있으니 (사퇴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빠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허문영 위원장은 휴대전화를 끈 상태로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 

한편 부산국제영화제는 아시아에서 가장 큰 영화제 중 하나로 지난 3월 공식 상영작 모집 공고를 냈다. 영화제까지 5개월 가량 남은 상황에서 사무국은 개·폐막작 선정, 전체 초청 영화 선정 조율, 감독과 배우 초청 섭외 등 가장 중요한 시기를 집행위원장 공석으로 보낼 가능성이 생겼다.

오는 16일 개막하는 칸국제영화제에는 예산 절감 차원에서 오석근 아시안필름마켓 위원장과 남동철 수석 프로그래머 등 일부만 참석하고 이용관 이사장과 허문영 집행위원장은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다만 허문영 위원장 사의 소식이 해외 영화제에도 알려지게 된 만큼, 부산영화제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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