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사 "남아공, 러에 무기·탄약 제공…내 목숨 걸 수 있어"

이한나 2023. 5. 1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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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남아공 미국 대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러시아한테 비밀리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하자 남아공 정부는 양국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반면 남아공 대통령실은 언론 성명에서 "러시아에 대한 남아공의 무기 공급을 주장하는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무푸마디 특보가 이끄는 남아공 대표단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한다"고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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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양국 협력에 역효과 내는 발언…실망"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케이프타운 의회에서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AP/연합뉴스

주남아공 미국 대사가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이 러시아한테 비밀리에 무기를 제공했다고 비난하자 남아공 정부는 양국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루번 브리지티 주남아공 미국 대사는 11일(현지시간) 프리토리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아공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러시아 군대에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며 비난했다.


브리지티 대사는 "지난해 12월 6∼8일 케이프타운 사이먼타운의 해군기지에 정박한 러시아 화물선에 주목하고 있다"며 "이 선박은 러시아로 돌아가기 전에 분명히 무기와 탄약을 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선박에 무기가 실렸다는 것을 확신하며 주장의 정확성에 내 목숨을 걸 수 있다"며 "남아공에 의한 러시아의 무장은 근본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정부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남아공이 중립을 지키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시드니 무파마디 대통령실 국가안보특별보좌관이 이끄는 남아공 대표단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대상으로 관세 면제 혜택을 주는 미국의 아프리카성장기회법(AGOA) 혜택에 대한 교섭을 위해 브리지티 대사와 최근 미국을 방문했다. 이와 관련 브리지티 대사는 미국 정부가 "남아공이 최근 러시아, 중국과 함께 한 해군 연합훈련의 시기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전했다.


반면 남아공 대통령실은 언론 성명에서 "러시아에 대한 남아공의 무기 공급을 주장하는 브리지티 대사의 발언은 최근 미국 정부 관계자들과 무푸마디 특보가 이끄는 남아공 대표단 간 협력과 파트너십 정신을 훼손한다"고 반발했다.


대통령실은 "'레이디R'로 알려진 러시아 선박이 남아공에 정박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라며 "항해 목적에 대해 여러 주장이 제기됐으나 현재까지 이런(러시아에 대한 무기 공급) 혐의를 입증할 증거가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은퇴한 판사가 주도하는 독립적인 조사를 시작했다"며 "최근 남아공 대표단과 미국 관리 사이에 미국 정보 기관이 보유한 모든 증거를 공유한다는 합의가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미국 대사가 이 문제에 대한 양국의 이해와 협력에 역효과를 내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남아공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중립 입장을 표해왔지만 최근 러시아와 유착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남아공은 지난 2월 22∼27일 동부 콰줄루나탈주의 리처드만 인근 인도양 해역에서 러시아, 중국과 해군 연합훈련을 실시한 바 있다.


지난달에는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군용 화물기가 한밤중에 남아공 공군기지에 착륙해 국방 당국자들이 '외교 우편'이라고 부르는 것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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