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수출 부진에...기재부 "4개월 연속 경기둔화"

이은주 2023. 5. 12.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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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기재부 5월 최근경제동향 발간
물가상승 둔화에 내수는 완만한 회복
반도체 수출 둔화로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 지속'

정부는 우리 경제 둔화가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지난 2월 정부가 ‘경기둔화 우려’에서 ‘경기둔화’ 표현으로 수위를 높인 후 4개월째 같은 입장을 유지했다. 정부는 물가상승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내수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지만, 반도체 중심의 수출 둔화가 경기 회복세를 끌어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기재부, 4개월째 '경기둔화' 표현 유지

기재부는 12일 발간한 ‘2023년 5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에서 “수출과 설비투자 부진 등 제조업 중심의 경기둔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에도 기재부는 같은 문구를 썼고 “현재 (경기)부진은 제조업, 그중에서도 정보기술(IT), 반도체라는 특정 부문에 집중돼 있다”고 진단했었다. 4월 수출은 반도체?무선통신?디스플레이 등 IT제품의 수출부진으로 전년동월 대비 14.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3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동월 대비 7.6% 감소했다.

기재부는 “대외적으로는 중국 리오프닝 효과에 대한 기대와 함께 통화긴축에 따른 취약부문 금융불안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영향 등 하방위험이 교차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따라 기재부는 “물가·민생안정과 대내외 리스크 관리 하에 경협기반 강화 등 수출·투자·내수 활력 제고와 경제체질의 구조적 개선에 주력하겠다”고 했다. 지난달에 언급하지 않았던 ‘경협기반 강화’를 추가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정부차원에서 미국, 일본 등 외교 및 대외활동을 활발히 이어가고 있는데 국가 간 교류를 통해 활력을 제고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수 부문 ‘완만한 회복세'

내수 부문에 대해선 완만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3월 서비스업생산은 전월 대비 0.2%, 전년동월대비 6.2% 증가했다.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1년 전 대비 1191% 늘었다. 신용카드 국내 승인액도 1년 전 대비 5.6% 늘었다. 다만 작년 동월 대비 백화점 매출액은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가상승세는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4월 소비자물가는 전년동월 대비 3.7% 올라 14개월만에 3%대로 둔화됐다. 봄철 채소류 공급이 회복되면서 농수산물 가격 상승폭이 안정되고, 오펙플러스(OPEC+)의 감산 결정에도 석유류가 하락한 영향이다. 다만 누적된 원가부담과 여행수요 회복으로 외식 서비스 등이 모두 상승하면서 개인서비스는 물가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승한 경제분석과장은 “KDI 또한 경제전망을 하향조정했으나 민간소비는 오히려 상향조정했다”며 “민간소비쪽에서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어 내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지난 11일 “소비를 중심으로 내수 부진이 완화하고 서비스업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보이는 양호한 상황을 유지하고 있다”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2월 발표한 3.5%보다 소폭 낮춰 3.4%로 전망했다.

지난 4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35만4000명 늘었다. 다만 수출 감소 영향으로 제조업 부분 취업자는 2020년 12월 이후 28개월 만에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주택시장은 하락세다. 3월 전국 주택 매매하격은 전월에 비해 0.78%하락했고, 전세가격도 전월대비 1.13%하락했다.

KDI, 올해 성장률 전망치 1.8%→1.5%

한국개발연구원(KDI)는 11일 발표한 '2023~2024년 국내 경제전망'에서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올해 2월 전망(1.8%)보다 0.3%포인트 하향조정했다. 반도체 경기 회복이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내년 성장률은 2.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KDI는 올 상반기보다 하반기 경기가 좋을 것이라는 ‘상저하고’ 전망을 유지하면서도 ‘상대적인 의미’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중국의 경기 회복이 늦어지는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1%대 초반까지 낮아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하향 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경기 부진"이라며 "올 2월에 전망했을 때보다도 조금 더 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가 회복되는 속도도 당초 예상보다 조금 더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상·하반기 성장률을 모두 낮췄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golde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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