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연말 '현금 보따리' 첫 5조…유동성 확보 '양날의 검'

부광우 2023. 5. 12.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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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카드사들의 현금 자산이 한 해 동안에만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사상 처음 연말 기준으로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현금 및 예치금은 총 5조244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5.5%(1조8725억원) 늘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현금 자산이 연말에 5조원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최초다.

실제로 조사 대상 카드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1.10%로 1년 전보다 0.50%포인트(p)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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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2조 가까이 급증
자산운용에 '암초' 우려도
금융사 자산 증가 이미지. ⓒ연합뉴스

국내 카드사들의 현금 자산이 한 해 동안에만 2조원 가까이 불어나면서 사상 처음 연말 기준으로 5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시장의 유동성 가뭄이 심해지자 현금 보따리를 키우며 위기 대응에 나선 모습이다.


다만 카드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되는 와중 과도한 현금 보유가 자산운용 측면에서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카드사들이 갖고 있는 현금 및 예치금은 총 5조244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5.5%(1조8725억원) 늘었다. 카드사들의 이 같은 현금 자산이 연말에 5조원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최초다.


카드사별로 보면 우선 삼성카드의 현금 및 예치금이 1조6659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22.4% 증가하며 최대였다. 이어 현대카드가 9419억원으로, 우리카드도 8126억원으로 각각 183.3%와 23.3%씩 늘며 해당 액수가 큰 편이었다.


이밖에 카드사들의 현금 및 예치금은 ▲롯데카드 5175억원 ▲신한카드 4079억원 ▲BC카드 3480억원 ▲하나카드 3305억원 ▲KB국민카드 2198억원 순이었다.


카드사별 현금 및 예치금 보유량. ⓒ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카드업계가 이처럼 현금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배경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돈맥경화 현상이 자리하고 있다. 기준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자금 조달 비용이 함께 늘어나고, 이로 인해 이전처럼 유동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워진 환경 탓이다.


특히 카드사는 은행처럼 예·적금 등을 통한 자체 수신 기능이 없어 필요 자금의 60~70%를 여신전문금융회사채라 불리는 채권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때 자금 조달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문제는 투자 측면에서 많은 자산을 현금으로 들고 있는 현실이 마냥 바람직한 것만은 아니란 점이다. 현금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 만큼 투자에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는 자산이 확대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해서다. 이는 자산운용 수익률에 마이너스 요소일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카드업계의 수익성은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조사 대상 카드사들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순이익률(ROA)은 평균 1.10%로 1년 전보다 0.50%포인트(p) 낮아졌다. ROA는 기업이 총자산을 활용해 얼마만큼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는지 가늠하는 지표다. 금융사의 경우 보유 자산으로 얼마만큼의 순익을 창출했는지를 보여준다.


카드별로 보면 현대카드의 ROA가 0.22%로 같은 기간 대비 0.61%p 떨어지며 최저를 나타냈다. 롯데카드 역시 0.26%로, 국민카드도 0.96%로 각각 0.73%p와 0.04%p씩 해당 수치가 하락했다. 다른 카드사들의 ROA는 ▲우리카드 1.14% ▲하나카드 1.23% ▲신한카드 1.30% ▲BC카드 1.74% ▲삼성카드 1.94% 순이었다.


결국 앞으로 카드업계 자산운용의 향배는 금리 추이가 될 전망이다. 지난해 내내 기준금리를 빠르게 끌어 올렸던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동결 모드로 접어 들며 숨고르기에 나선 상태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일곱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중 7월과 10월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p)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에 따른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3.50%로, 2008년 11월의 4.00% 이후 최고치다. 다만 올해 2월과 4월에는 기준금리를 연속 동결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산운용 수익률은 금리와 정비례하는 경향성을 보인다"며 "기준금리가 정점을 찍고 내려올 경우 현금 자산 보유에 따른 기회비용은 더욱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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