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혁명](32) 딥핑소스 "세상 모든 데이터 안전하게 쓰도록 만든다"
챗GPT 등 생성 인공지능(AI)의 대두로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데이터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동시에 개인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딥핑소스는 개인정보 침해 없이 영상 데이터 속 핵심 정보를 제공하는 비식별화 기술과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만든다.
2018년 설립된 스타트업 딥핑소스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 없는 AI 영상분석 솔루션을 제공한다. 모자이크를 한 것처럼 육안으로는 화면 속 인물을 식별할 수 없도록 익명 처리하지만, AI는 이를 보고 성별, 연령, 동선, 시선 등 꼭 필요한 정보를 읽어낼 수 있다. 예컨대 4000~5000평 수준의 초대형 마트에서 사과, 우유를 구매한 고객이 맥주 판매대로 갔을 때 맥주를 구매할 확률이 얼마인지 예측하고, 이에 맞춰 할인 등 프로모션을 실시간으로 제공할 수 있다. 김태훈 딥핑소스 대표는 "유통업계에서는 이전부터 이런 솔루션이 필요했지만 개인정보 침해 우려로 주저했다”며 “딥핑소스의 솔루션을 도입하면 개인정보를 보호하면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미지 인식기술 스타트업 올라웍스 공동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출신이다. 2012년 올라웍스가 인텔에 인수된 뒤 인텔에서 AI용 프로세스 개발 등 주요 사업을 담당했다. 인텔 재직 당시 유럽연합(EU)에서 기업에 개인정보보호 의무를 강화하는 '일반 데이터 보호 규정(GDPR)'을 시행하면서 사업 가능성을 확인했다. AI 학습에 필요한 이미지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비식별화 데이터 수요가 급증한 것이다.
데이터 비식별화 처리 시 대개 모자이크 또는 흐림 효과(블러)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하거나, 딥페이크(AI를 활용한 이미지 합성 기술)로 다른 사람 얼굴로 만든다. 이 경우 현장에서 사용 시 모자이크가 없는 실제 사람 얼굴은 AI 인식률이 떨어질 수 있다. 딥페이크로 얼굴을 합성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 쉽게 도입하기 어렵다. 딥핑소스는 자체 데이터 비식별화 기술로 AI의 인식 정확도는 높이면서 비용은 줄였다. 또 딥핑소스가 비식별화 처리한 이미지는 원본으로 복원도 불가능해 보안성이 높다.
개인정보에 민감한 해외에서 딥핑소스의 기술에 관심이 많다. 데이터 3법 시행 이후로는 국내에서도 딥핑소스를 눈여겨보고 있다. 현재 한국과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80여개 특허를 갖고 있다. 누적 투자금액은 230억원에 달한다. 김 대표는 "코엑스 전시와 디지털 사이니지(디지털 정보 디스플레이를 이용한 옥외광고) 광고 효과를 분석하는 데 솔루션을 판매했다"며 "미국 대형 마트에도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국적 패션 기업 등과도 논의 중이다. 특히 타사에서 쉽게 접근하기 힘든 대규모 공간에서 경쟁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주로 유통업들이 솔루션을 도입하고 있으나, 최근 AI 활용 영역이 산업 전반으로 넓어지면서 수요처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물류, 산업안전, 은행, 스마트시티, 문화·상업공간 등에도 적용 가능하다. 예컨대 자율주행 시 보행자나 다른 차량의 번호판 등 정보는 지우면서 AI가 사람과 차량을 다른 사물과 구분하게 할 수 있다. 최근에는 배달 로봇, 서빙 로봇 기업도 딥핑소스의 솔루션을 찾는다.
김 대표는 세상 모든 데이터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시민들은 AI가 일상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더라도 개인정보가 보호되니 안심할 수 있고, 기업은 개인정보가 포함된 데이터를 사용해서 의도치 않은 문제가 생기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그는 "개인정보 주체와 기업 모두 안심하고 AI를 사용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며 "현재는 영상을 기반으로 하고 있지만 다른 부분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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