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택시타고 놀란 구글 CEO "AI 바드 언어지원 韓 적격"

구글 CEO "한국어는 AI의 도전적 영역"
"첨단 기술 발달한 韓이 바드에 적격"

구글의 인공지능 챗봇 바드(Bard)가 영어를 제외한 첫 지원 언어로 한국어를 택했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한국어는 영어와 달라 인공지능 개발에 있어 도전적인 영역"이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에서 열린 '개발자회의'에서 구글은 바드를 한국 포함 전 세계 180개국에서 전면 공개한다고 밝혔다.

바드는 구글의 차세대 대형 언어 인공지능 모델 팜2(PaLM2)를 탑재한다. 매개변수(피라미터) 5300억개를 넘는 팜2는 오픈AI '챗GPT'에 탑재된 GPT-3.5(매개변수 약 1750억개)보다 3배 이상 거대하다.

이번 개발자대회에서 구글은 한국어, 일본어를 바드의 최우선 지원 언어로 설정했다. 지원 언어는 향후 총 40개로 확대될 예정이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왜 구글은 첫 지원 언어로 한국어를 택했을까. 피차이 CEO는 개발자회의 직후 본사 사옥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한국어는 영어와 매우 다른 언어이고, 더욱이 한국과 미국은 시차도 다르다"라며 "매우 역동적인 국가이자 첨단 기술도 발달했다. 이런 이유로 바드의 언어를 지원하는 데 있어 한국이 적격"이었다고 설명했다.

과거 한국을 방문한 경험을 설명하기도 했다. 1999년 서울 방문 당시 택시를 탄 피차이 CEO는 운전기사가 휴대폰 3대를 동시에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한다.

피차이 CEO는 AI 안전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AI의 안전성 문제에 집중하는 연구자가 더 많아지면 좋겠다고 생각한다"라며 "AI가 도움이 되려면 아직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라고 했다.

또 "초거대 인공지능이 생산성을 높여줄 것"이라며 "아울러 검색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향후 인간의 명령 없이도 모든 것을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인공지능(AGI)이 나올 수 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범인공지능에 대한 정의는 학자와 사람마다 다르다"며 "구글은 기술과 사람의 균형을 맞추고 인공지능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구글 바드는 지난 2월 출시 예고 시연에서 처음 공개됐다. 당초 바드는 챗GPT의 대항마로 높은 기대를 받았으나, 시연 당시 거짓 정보가 섞인 답변을 내놔 실망을 안긴 바 있다. 장중 구글 주가가 10% 이상 폭락하기도 했다. 이후 구글은 미국, 영국에 바드를 시험 출시한 뒤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받아 수정 작업을 거쳤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