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폴리-마요르카 방한 경기 성사 여부, 오늘이 중요하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나폴리 대 마요르카 경기 주최측이 한국프로축구연맹의 동의를 받기 위해 시간과의 싸움에 들어간다.

나폴리와 마요르카의 내한 친선경기를 준비해 온 프로모터 스타디움 엑스와 언터처블 스포츠 그룹(이하 주최측)은 지난 10일 프로연맹과 만나 경기 진행에 대한 동의서를 받으려 했으나 프로연맹의 입장을 바꾸지 못했다. 두 팀의 경기가 6월 8일과 10일 두 차례 계획돼 있는데, 10일 경기는 K리그1 경기와 겹친다. 프로연맹은 K리그1 경기가 있는 날에 흥행에 방해가 되는 이벤트를 허락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주최측은 11일 입장을 내며 7월 30일 예정된 타 해외구단의 방한경기('쿠팡플레이 시리즈' 맨체스터시티 대 아틀티코마드리드) 역시 K리그2 일정과 겹치므로 6월 10일 경기를 불허하는 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어 'K리그와 상생을 최우선 고려 대상으로 삼고 업무를 진행하는 중이다. 연맹에 K리그 발전을 위한 본 컨소시엄의 계획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주최측은 경기를 기획할 당시 지금과 같은 반대를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 '쿠팡플레이 시리즈' 토트넘홋스퍼와 세비야의 경기가 K리그1과 같은 날 개최됐지만 연맹뿐 아니라 여론도 긍정적이었던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당시 두 해외구단이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했는데, 이웃 수원FC와 FC서울 홈 경기를 비롯한 K리그1 6경기와 겹쳤다.

주최측은 지난해 사례, 그리고 올해 6월 10일 경기가 K리그1 3경기와 겹치지만 모두 수도권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 축구협회가 반대하더라도 설득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프로연맹의 동의서 자체도 예상하기 힘들었던 부분이었다. 대한축구협회의 관련 규정이 정한 필수 서류 중에는 '해당 연맹의 개최 동의서'가 포함돼 있는데, 이 규정을 축구협회는 프로연맹으로 해석했다. K리그 팀이 참가하지 않으므로 '해당 연맹'이 프로연맹을 의도하는 거라 생각하기 힘들었던 주최측은 뒤늦게 프로연맹의 동의서를 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연맹은 "연맹의 동의가 필요해진 상황에서는 K리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이 우리의 당연한 입장"이라며 반대 자세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친선경기와 K리그가 겹쳤던 건 국가대표 일정으로 리그 일정이 조정됐기 때문이므로 애초에 겹치는 날에 신청한 이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것이다.

6월 10일 경기를 다른 날로 옮기는 건 어렵다. 2경기를 치르려면 유일하게 가능한 날짜다. 6월 6일, 7일, 11일에도 K리그1 경기가 있다. 6월 12일 이후로 미루는 건 국가대표 소집이 예상되는 시기라 핵심 선수인 마요르카의 이강인이 빠져 불가능하다.

원래 축구협회에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기한이 12일이었으며, 경기 예정일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일정이 더 촉박하다. 주최측은 K리그를 설득할 수 있는 상생 및 지원 방안을 급히 마련해 프로연맹을 다시 설득하고, 동의서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다. 10일 경기가 무산될 경우에는 8일 경기도 위태로워진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