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환경학회 "바깥 공기 오염과 실내공기 오염 통합 관리 시급"
시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실내공기 오염과 바깥 대기오염을 따로따로 관리하는 정책에서 벗어나 공기 오염을 통합 관리하는 정책의 도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한국대기환경학회 (회장 김조천 건국대 교수) 40주년 기념 '미래 비전 대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은 대기환경 분야의 연구와 정책의 수립·실행 등에서 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대기오염도와 실제 노출은 달라
양 교수는 "바깥 대기오염과 함께 실제 노출을 고려한 실내 오염 모두를 고려한 공기 오염 관리 개념이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의 경우 하루의 대부분을 실내에서 생활하는 만큼 바깥 공기의 질만 따져서는 건강을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동북아·지역대응 초미세먼지 사업단의 배귀남 책임연구원도 "대기와 실내공기 통합에 기반을 둔 위해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동차 등에서 배출된 오염물질이 환기를 통해 실내 환경에 영향을 주게 되는데, 작은 공간 환경이나 개인 환경에 따라 인체에 흡수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순천향대 환경보건학과 김성렬 교수는 "차세대 위해성 평가는 수용체(사람)의 유전적 차이, 민감성까지 고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수준의 대기오염에 노출돼도 천식 악화 유전자가 있는 그룹과 없는 그룹에서 다른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오염물질 하나씩만 따지는 것보다 여러 오염물질이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상승작용을 일으키는지 통합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며 "그에 따라 대책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온실가스-대기오염물질 함께 줄여야"
암모니아나 수소 등을 이용해 온실가스를 줄이는 과정에서 오히려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 물질이 증가할 수도 있다.
이런 온실가스 줄이기와 대기오염 물질 줄이기 사이에 상충하는 문제를 극복하고, 둘을 통합 관리하는 정책의 발굴과 추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지속가능 환경연구실 한방우 박사는 "무탄소 연료 전환을 이루는 동시에 대기오염을 줄일 수 있는 탄소배출 저감-대기환경 개선 융복합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 효율을 향상과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도 필요하지만, 신규 오염물질에 대응하는 기술도 지속해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 사물인터넷(IoT)이나 인공지능(AI)을 아우르는 융복합 기술의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부산대 지구과학교육과 이순환 교수는 "대기오염 예측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예보관과 인공지능의 결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예보관의 인원을 늘리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보조하는 시스템을 통합 운영해서 대기 질 예보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안양대 구윤서 명예교수도 "인공지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면 대기환경 연구의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거들었다.
"사각지대 오염물질에도 관심을"
서울기술연구원 김경원 혁신본부장은 "국내 대기오염 측정망 숫자 자체는 부족하지 않지만, 오염 원인을 규명하고 인체 위해성을 분석하는 방량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고, 비산먼지나 생물성 연소, 농축산 분야의 암모니아 배출 등 사각지대에 대한 정량적인 분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경기연구원 김동영 선임연구위원은 "대기 환경 개선 종합계획을 제대로 추진하려면 이행·평가 단계에서 흐지부지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환경부 내 부서 간에도, 중앙 부처 간에도 유기적인 협력이 필요하고, 지자체의 추진 역량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는 인천발전연구원 조경두 선임연구위원이 진행을 맡았고, 케이씨코트렐(KC Cottrell)의 홍정희 상무와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정진상 박사 등도 토론에 참여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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